인천시가 지난 1990년대 말부터 10여년간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용유ㆍ무의관광단지 개발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용유ㆍ무의관광단지 개발을 위해 지난해 7월 독일 캠핀스키 컨소시엄과 체결한 기본협약의 해지를 캠핀스키 측에 공식 통보했다고 30일 밝혔다. 인천경제청은 이날 스위스에 있는 캠핀스키 S.A와 KI코퍼레이션,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캠핀스키 컨소시엄의 한국법인 등에 각각 기본협약 해지 공문을 발송했다. 용유ㆍ무의관광단지는 인천 용유도ㆍ무의도 일대 21.65㎢에 오는 2020년까지 총 80조원을 투자해 문화ㆍ관광ㆍ레저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인천경제청은 “캠핀스키 컨소시엄이 기본협약상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시한인 24일까지 SPC를 설립하지 못하는 등 기본협약의 중대한 위반사유가 발생해 해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가 캠핀스키 컨소시엄과 외국자본을 유치해 관광단지를 조성하려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지난 10여년 넘게 추진이 지연된 용유ㆍ무의관광단지 개발사업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됐다. 이와 관련, 캠핀스키 측은 인천시의 이 같은 기본협약 해지 통보를 비난하며 기본협약을 근거로 협약 기간 연장과 손해배상 등을 요구했다. 캠핀스키 한국법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인천경제청이 기본협약 당사자인 캠핀스키 컨소시엄에 사전 통지 없이 29일 해지 사실을 발표한 것은 국제적 신뢰를 저하시키는 행정”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기본협약상 일방적 해지 통보는 불가하며 최소 3개월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고 통지해야 한다”면서 “기본협약 해지 시에도 ‘캠핀스키 컨소시엄의 기 투입비용에 대한 보전을 위해 대체사업의 시행자 지정 등을 해야 한다’는 협약 조항에 따라 시가 손해배상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캠핀스키 한국법인은 또 “인천시가 캠핀스키와 체결한 기본협약에 따라 다른 어떤 협약도 체결할 수 없는 상태에서 주민과 민ㆍ관협약을 체결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인해 인천시는 국제분쟁의 정점에 서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와 캠핀스키 컨소시엄이 기본협약 해지를 놓고 서로 원만한 해결을 보지 못하고 법적 분쟁에 들어갈 경우 용유ㆍ무의관광단지 개발사업이 계속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시는 2월 언론 등에서 개발사업자의 사업수행능력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자 자체 검증 절차를 거쳐 4월 말 캠핀스키 측에 기본협약 해지 예고를 통보했었다. 한편 인천경제청은 사업추진에 대한 공백을 최소화하고 사업의 투명성 및 공정성 확보를 위해 용유ㆍ무의 주민과 인천도시개발공사ㆍ인천경제청이 공동 참여하는 PM(Project Management) 형태의 과도기적 사업체제로 추진하고 이른 시일 내에 또 다른 외국기업과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SPC를 설립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