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확 바뀐 공무원시험… 필수서 점수 올려 선택과목 위험 대비를

선택과목 늘어나고 조정점수제 도입으로 점수 예측 어려워져<br>과락 많고 평균점수 낮은 영어에 시간 집중 배정… 점수 확보하는 것이 유리

서울시 공무원 임용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시험 당일 시험장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필수과목과 선택과목이 조정된 만큼 수험생들이 변경된 제도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경제DB


2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 졸업생 김무경(가명ㆍ28)씨는 오랜 기간 시험을 준비했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 올해부터 공무원 시험 선택과목이 확대되면서 고졸 출신 응시자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새로 도입된 조정점수제도로 인해 본인이 선택한 과목 점수가 어느 정도 적용될지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는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요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걱정"이라며 "무엇보다 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점수가 낮게 나와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직장을 다니다 지난해 말 회사를 그만 둔 박영선(가명ㆍ27)씨는 안정적 직장생활을 위해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학창시절 성적이 좋았던 터라 시험을 준비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준비 과정에서 필수과목 성적이 나오지 않아 조바심이 생기고 있다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영어의 경우 모의고사 점수가 낮아 걱정이다. 그는 "취업 전 토익과 회화 등을 충실히 공부해서 영어는 자신 있었지만 문제를 풀면 풀수록 어려운 문법과 단어들로 자신감마저 잃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7월27일 실시되는 9급 국가직 공채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상당수가 이 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 특히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올해 9급 공채시험 응시자는 20만4,698명으로 평균 74.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738명을 뽑는 데 무려 20만명이 넘는 이가 응시원서를 낸 것이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급격히 늘었고 올해 시험부터 고졸자들도 많이 응시할 수 있도록 선택과목이 개편된 데다 조정점수제도도 도입돼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그동안 9급 공무원 일반 행정직 시험에서 필수과목은 국어ㆍ한국사ㆍ영어ㆍ행정법ㆍ행정학의 5과목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필수과목이 국어ㆍ한국사ㆍ영어로 줄고 대신 행정법ㆍ행정학이 선택과목으로 변경됐다. 여기에 추가로 수학ㆍ사회ㆍ과학이 선택과목에 포함돼 총 5개 과목으로 개편됐다. 일반 행정직 시험 응시자는 필수과목 3과목과 선택과목 중 2개 과목을 골라 시험을 쳐야 한다. 선택과목을 늘린 것은 고졸자의 공직 진입장벽을 낮추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른 것이다. 물론 직렬에 따라 선택과목은 많이 차이가 나므로 일반 행정직이 아닌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은 자신의 선택과목 범위를 잘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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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조정점수제도는 난이도가 상이한 선택과목의 편차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각각의 선택과목의 평균 점수를 토대로 표준편차를 구해 실제 응시자가 받은 점수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즉 난이도가 낮은 과목을 선택했을 경우에는 점수 조정 과정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공무원 시험 전문 강사들에 따르면 올해 수험생들을 가장 혼란에 빠지게 한 요인은 수학ㆍ사회ㆍ과학의 선택과목 포함이다. 해당 과목에 대한 난이도와 출제 경향 등이 아직 파악되지 않아 공신력 있는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택과목이 당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해커스 패스닷컴 공무원학원의 김철용 영어강사는 "변경된 시험 제도로 많은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하지만 시험이 석 달 정도 남은 시점에서 본인이 계획한 학습 플랜을 유지하면서 매일매일 꾸준히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강사에 따르면 우선 영어 학습 시간을 늘려야 한다. 선택과목 확대로 예측 점수가 불분명한 만큼 가급적 필수과목에서 점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수과목 중에서도 국어나 한국사 등은 고득점자 비율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과락률이 높고 평균 점수가 낮은 영어에서 점수를 챙기는 것이 현명하다. 영어는 공무원 시험에서 수험생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과목이지만 높은 점수를 받으면 합격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영어 실력의 기초가 되는 어휘와 문법이 약하다면 꾸준히 시간을 투자해 기본 실력을 다져야 한다. 시험 일정이 다가올수록 독해 비중을 늘려 제한된 시간 속에서 문제를 푸는 연습을 반복해야 한다. 문제 풀이 후 상세하게 복습을 하는 것은 필수다.

시험이 석 달 정도 남은 시점에서는 모의고사 등을 통해 본인의 위치를 파악해 다시 한번 학습 플랜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 점수가 낮다면 개념 학습을 통해 과목별 기본 이론 과정을 다시 한번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시험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해서 심화 이론이나 문제 풀이 위주로 학습하기보다는 개념 공부가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중위권 수험생은 복습 위주의 학습이 적합하다. 문제를 바탕으로 이론을 명확하게 숙지하고 다양한 문제 풀이를 통해 시험 유형에 익숙해져야 한다.

모의고사로 시험 리듬을 익혀두는 것도 중요하다. 시험 당일 극도의 긴장감과 스트레스로 아는 문제도 실수할 수 있다. 이는 충분한 연습으로 극복해야 한다. 실전 모의고사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의고사 통해서는 실전 감각을 키울 수 있고 시간 안에 문제 풀이 및 답안 체크 검토가 가능한지를 연습할 수 있다. 체력 관리도 신경 써야 한다. 스트레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최소 다섯 시간 정도의 수면 시간을 유지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함께 공부하는 수험생들과 정보를 공유하거나 학습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시험에 대한 조언을 듣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권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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