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북핵 타결로 부시가 배워야 할 것

<뉴욕타임스 2월 15일자>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고 중유를 지원받기로 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물론 아직 합의대로 모든 것이 이뤄진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합의된 사항이 제대로 지켜진다면 세계는 보다 평화로워질 것임은 분명하다. 이와 관련해 부시 행정부에 대해 몇 가지 궁금한 것들이 생긴다. 우선 북핵 타결이 왜 이토록 오래 걸렸는가 하는 것이 첫번째 의문이다. 더욱 중요한 의문점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더 빨리 이끌어낼 수 있었던 이번 합의 과정을 통해 교훈을 얻었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시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다른 위험한 국가들과 협상하고 타협하는 쪽으로 바뀌었는지가 궁금하다. 부시 대통령이 자신이 싫어하는 상대와는 대화하지 않겠다고 결정하지만 않았더라도 수년 전에 이번과 같은 북핵 타결을 이끌어낼 수도 있었다. 백악관이 대화를 거부하는 동안 북한은 플루토늄을 추출해냈다. 북한이 완전히 핵무기를 포기하기까지는 아직도 수많은 협상을 거쳐야 한다. 과거를 염두에 뒀을 때 북한은 다른 요구를 제시하거나 소수의 핵무기를 만들어놓고 몰래 숨길 수도 있다. 따라서 부시 행정부는 북한과의 협상을 이끄는 리더가 돼야 한다. 부시 대통령은 어떤 고통이 뒤따르더라도 부통령을 포함한 조력자들로 하여금 이번 협상을 이끌어낸 외교 정책의 성공을 받아들이도록 명령해야 한다. 아직도 부시 대통령이 대화하기를 거부하는 많은 국가들이 있다. 이란은 미국의 위협적인 언사와 무시하는 정책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문제와 관련해 이란을 포함한 지역간 대화를 제안함으로써 이란의 속내를 떠볼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이란의 핵개발에 대해서도 협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 수 있다. 또 시리아나 쿠바와도 미국은 대화를 통해 경제적 지원이나 체제 보장을 약속함으로써 각종 외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이들 국가가 백악관의 제의에 모두 응하리라고 단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간 부시 행정부는 대화를 하기 위해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이 최소한 북핵 협상을 통해 가장 기본적인 한 가지 교훈은 배웠기를 바란다. 그것은 바로 분해서 이가 갈리더라도 가끔은 적들과도 대화를 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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