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감사의견 거절' 회계법인들 몸살

상장폐지 위기 기업들 회계사 찾아가 소란 잇달아

일부 상장사들이 재무건전성 악화로 퇴출 위험에 부딪치자 이들 기업에 대해 감사의견을 거절한 회계법인들도 몸살을 앓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회계법인이 재무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감사의견을 거절하는 바람에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일부 상장사 관계자들이 해당 회계법인을 찾아가 소란을 피우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A회계법인이 지난 3월 말 감사를 맡은 B업체에 대해 재무상태 부실을 이유로 감사의견을 거절하자 B업체 관계자들은 A회계법인을 찾아가 소란을 피웠다. 감사의견을 거절한 사실이 금융감독원에 공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특히 이들이 사무실을 점거하자 감사를 맡은 회계사들과 법인대표가 사무실에서 피신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결국 A회계법인과 B업체는 해당 상장사가 자료를 다시 제출하겠다는 선에서 타협했고 B업체는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고 있다”고 보고한 상태다. 코스닥 상장사인 B업체는 현재 사업보고서 미제출 및 정기주주총회 미개최 등의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고 한국거래소에서 거래정지 판정을 받았다. 거래정지 판정을 받기 전 이틀간 주가는 무려 27% 넘게 급락했다. 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올 들어서만 이와 유사한 사건이 네 차례나 발생했다. 그러나 실제로 확인된 것만 네 차례일 뿐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올 들어 11개 상장사의 상장폐지가 결정되는 등 부실기업 퇴출 바람이 예년에 비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상장사 관계자들이 회계사를 위협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사협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전에도 회계심사에 불만을 품고 해당 회계사나 법인을 위협하는 일이 있었지만 최근에 상장사 퇴출 사례가 크게 늘어나면서 회계사를 위협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보다 많은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퇴출 우려 상장사 관계자들은 기물을 파손하거나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지만 아무 용무도 없이 사무실을 배회하는 등 교묘한 방식으로 업무를 방해하기 때문에 사법처리도 쉽지 않다”면서 “사진 또는 녹취 등을 통해 증거를 확보하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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