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이들도 '보톡스' 맞고 '우울증약' 먹는다

알려진 효능 외에도 두통·소아 뇌성마비·관절염에도 효능있어

"보톡스, 비아그라, 푸로작, 엔브렐…" 이들 약은 각각 주름살, 발기부전, 우울증, 관절염 등 대표적인 중년 이후 질환에 사용되는 치료제들이다. 하지만 중년 여성과 남성을 위해 개발된 이들 약이 어린 아이들에게도 쓰인다는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드물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한국엘러간의 `보톡스'는 중년 여성들에게 젊고 탱탱한 피부를 되찾아 주는 주름살 치료제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보톡스는 주름, 사각턱, 종아리 근육 등 미용 목적 외에도 다한증, 두통, 사시, 안검경련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보톡스의 효과 중 대표적인 게 경직되거나 뒤틀려 제대로 걷지 못하는 소아 뇌성마비 환자에 대한 적응증이다. 보통 주사 후 2~4주 정도가 지나면 경직된 근육이 이완돼 발끝으로 걷는 모양에서 정상보행으로 운동 기능이 크게 향상된다는 게 제약사측의 설명이다. 한국엘러간 강태영 사장은 "소아 뇌성마비 환자들에게 보톡스를 주사하면 고통스러운 근육 통증을 줄일 수 있다"면서 "성장하는 동안 거쳐야 하는 여러 수술들을 대체하거나 수술 시기를 지연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와이어스의 `엔브렐'도 주로 중.노년기에 발생하는 관절염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하지만 이 약은 어린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도 유명하다. 엔브렐은 류마티스 관절염을 일으키는 종양괴사 인자를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로 현재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는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받은 제품이다. 어린 아이에게 관절염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어린이 류마티스 관절염은 결코 희귀한 질환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정확한 통계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외국의 발표에 따르면 소아암 환자 및 당뇨병 환자의 수를 합친 것과 비슷한 정도라고 한다. 한국릴리의 `푸로작'은 중년 이후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우울증 치료제의 대명사다. 이 약도 소아에 대해 적응증을 갖고 있다. 우울증은 중년 이후 질환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소아에도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 FDA 승인 이전에도 이미 소아 환자에게 사용돼 왔던 이 약은 8세 이상의 소아 우울증에 처방이 가능하다. 한국화이자의 `비아그라'는 발기부전 치료제로 주가를 올리고 있지만 최근 유아의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로도 빈번히 사용되고 있다. 폐동맥 고혈압이란 폐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에 문제가 생겨 폐동맥압이 상승하는 병으로 방치하면 진단 후 평균 수명이 3년밖에 안 될 정도로 치명적이다. 비아그라는 원래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됐기 때문에 심장 및 폐질환 치료에 이용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지방흡수 억제효과로 성인용 비만 치료제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로슈의 `제니칼' 역시 12세 이상 소아 청소년 비만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제니칼은 최근 외국에서 의사의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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