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자신운영 회사서 돈 빼돌려 주식 매입 의혹
검찰, 탈세등 수사… '세종증권 주식 매매자' 조사 착수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
김홍길기자 what@sed.co.kr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를 서울구치소에서 불러내 횡령ㆍ탈세 등 추가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건평씨는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세종증권의 대주주인 세종캐피탈 홍기옥 사장으로부터 30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4일 구속됐다.
◇탈세ㆍ횡령 혐의 수사 본격화=검찰에 따르면 건평씨는 2004년 초 노 전 대통령의 후원인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대주주였던 리얼아이디테크놀러지사의 주식 10억원어치를 차명으로 사들이는 과정에서 자신이 운영하던 정원토건의 돈을 빼돌린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다. 또 건평씨가 홍 사장에게서 받은 30억원이 든 통장을 정화삼씨 형제에게 관리하도록 하고 현금 4억원을 챙긴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검찰은 건평씨의 2차 구속 만기일인 이달 23일까지 수사를 마무리하고 구속 기소할 예정이다.
검찰은 아울러 정대근 전 농협 회장을 상대로 세종캐피탈 측에서 받은 50억원으로 증권선물거래소ㆍ농림부(현 농림수산식품부)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에게 로비를 벌였는지도 캐물을 계획이다.
박 회장에 대해서는 세종증권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시세차익, 차명거래를 통한 조세포탈, 휴켐스 헐값 인수, 홍콩법인을 통한 200억원대 조세포탈 의혹 등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구속된 건평씨 다음의 사법처리 대상으로 박 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검찰은 세종증권 매각 과정에서 주가가 폭등했던 2005∼2006년 초 세종증권 주식을 일정 규모 이상 거래한 전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세종증권 매각 로비 관련자 중 3~4명이 세종증권 주식에 차명 투자한 단서가 포착돼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있으며 건평씨의 투자 흔적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노씨-정씨 형제 돈 때문에 결별=건평씨와 정화삼ㆍ광용 형제가 등을 돌린 계기는 돈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홍 사장으로부터 "성사되면 20억원 이상 사례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건평씨는 정대근 당시 농협중앙회장에게 부탁해 실제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후 홍 사장은 사례비로 29억6,300만원이 든 통장과 도장을 건넸는데 건평씨는 '현직 대통령의 형'이라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정씨 형제에게 통장을 받도록 하고 돈 관리를 맡겼다. 그러나 정씨 형제는 이 돈을 경남 김해ㆍ부산 오락실에 수십억원을 투자하고 3자 명의 펀드에 가입하는 한편 3억~4억원을 개인적으로 써버려 계좌에 남은 돈이 없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 형제는 건평씨의 독촉에 시달리다 도망 다니는 신세가 되자 갈라섰다. 노씨의 혐의에 대한 정씨 형제의 구체적인 진술도 이 때문에 나온 것으로 검찰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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