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공기업 개혁에 알짜자산 줄줄이 해외로] 섣부른 해외 매각 '외환위기 데자뷔'

한전 99년 매각 우라늄 지분 값 20배 폭등 … 인수한 日기업 배불려

지난 1987년 한국전력은 캐나다 시가레이크 우라늄광산에 지분(2%)참여 방식으로 개발에 참여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와 맞물려 1999년 지분을 매각해야 했다. 이후 우라늄 가격은 20배에 가깝게 뛰었고 막대한 이익은 한전의 지분을 가져간 일본 기업들의 몫이 됐다.

우리나라가 관리하고 있던 해외자원 개발사업들 상당수가 이런 식으로 구조조정 한파에 휩쓸려 넘어갔다. 1998년에서 2000년까지 국내 기업들이 투자지분을 매각한 광구는 20여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자원개발사업을 섣불리 접었다가 후회를 한 것은 공기업뿐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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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상사들도 해외에서 보유 중인 광산 등을 매각했다가 자원 가격이 급속한 상승세로 돌아서 일본이나 중국 기업들이 대박을 터트리는 것을 눈으로 지켜봐야 했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해외자산 매각의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 지금은 자원 가격 하락세가 분명하지만 세계경기의 회복세가 가시화되면 자원 가격은 한꺼번에 폭발적으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격이 떨어진 우라늄 역시 현재의 추세가 얼마나 계속될지는 의문이다. 세계 각국이 원전을 기피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원전을 대체할 발전원을 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당장 일본이 원전을 다시 재가동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 사이에서 원전 수요가 늘고 있다. 중국 역시 원전 건설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우라늄 수요가 한꺼번에 급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설사 해외자산을 판다 해도 시기를 잘 저울질해 매각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지금의 해외자산 매각 결정이 당장 4~5년 후에 최악의 선택으로 평가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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