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만 시키면서 밥 한 번 안 사주고…." "유난히 내게 발언기회를 적게 주고…."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는 MBC <100분 토론>을 하차하며 대한민국 대표 논객들의 볼멘소리를 들었다.
2002년 1월부터 8년 가까이 <100분 토론>을 진행한 손 교수는 19일 방송을 끝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손 교수는 "저도 마지막 인사를 여러분들에게 드릴 때가 됐다"며 "8년여간 짊어져 온 무거운 짐을 이제 내려놓게 됐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이어 "사회자라는 자리는 내려놓지만 머릿속에서 토론이라는 말은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토론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장이라고 생각한다. 그 장에 조종자로서 함께했던 것은 커다란 기쁨이고 영광이었다"고 프로그램을 떠나는 심정을 밝혔다.
손 교수가 토론 진행 말미에 논객들에게 "그동안 나에게 섭섭한 감정이 있으면 말해달라"고 청하자 논객들은 기다렸다는 듯 속내를 털어놨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유난히 내게 발언기회를 적게 주는 것 같았다. 이제 내가 사회를 보고 손 교수를 토론자로 앉혀서 가차 없이 (발언을) 자르겠다"고 웃으며 볼멘소리를 건넸다.
<100분 토론> 진행자를 맡은 바 있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내 후임인데, 전임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 내가 출연할 때마다 시청률을 책임지라는 무언의 압력을 넣어 꼭 싸움을 하도록 만든다"며 "당시 여당 국회의원이었는데 (싸우느라) 이미지 관리를 못했다. 그래 놓고 밥 한 번 안 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손 교수는 "곧 사드리겠다. 두 번도 사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이날 방송에는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