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자율화 이후 처음으로 전년대비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올해 서울 1-7차 동시분양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1천213만원으로 작년 1-7차 동시분양 아파트의 평당가(1천272만원)보다 4.6% 낮아졌다.
99년 분양가 자율화 이후 전년과 비교해 분양가가 낮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동시분양 아파트의 전년 대비 분양가 상승률은 99년 9%, 2000년 7.9%, 2001년 10.5%, 2002년 15.2%, 2003년 30.3%로 해마다 상승 폭이 커졌다.
올해도 6차까지의 평균 분양가는 작년보다 높았지만 7차에서 분양가가 높은 강남권 물량이 나오지 않으면서 뒤집어졌다.
올 들어 차수별 평당가는 1차 1천531만원에 이어 2-5차에도 1천200만-1천300만원을 유지했지만 7월 실시된 6차에 1천26만원, 8월 실시된 7차에 1천17만원 등 부동산시장 침체가 본격화된 여름들어 크게 하락했다.
이는 시민단체 등의 분양원가 공개 압력과 정부의 집값 억제 정책이 계속되는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미분양이 속출하자 업체들이 분양가를 낮출 수밖에 없었기때문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업체에서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더라도 구청에서 분양가를 조정하는 경우가 많아 지난달 실시된 6차 동시분양의 경우에는 평당가가 분양승인 단계에서 평균17만원 낮아졌었다.
한 대형업체 관계자는 "구청에 분양승인 신청을 하면 분양가를 낮춰야 승인을해 주겠다는 경우가 올 들어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남권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의 고분양가 추세는 여전했다.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등 이른바 강남권에서 올해 1-7차 동시분양에 나온 아파트의 평당가는 1천838만원으로 작년 1-7차(1천738만원)보다 오히려 5.8%상승했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아파트 전매가 금지된 작년 하반기 이후 분양가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강남은 여전히 높은 분양가가 책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