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조선 왕실 화가의 보물급 작품 한눈에

삼성미술관 리움 '조선화원대전'<br>김홍도 등 도화서 화원<br>30여명 작품 110여점 선봬<br>19禁 춘화 특별전도 마련

김홍도 '군선도'

조선의 회화는 사의(寫意)와 격조를 중시한 사대부의 문인화와 뛰어난 기교와 감각을 뽐낸 직업화가의 화원화(畵員畵)가 양대 축을 이룬다. 왕실 도화서에 몸담았으며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김홍도ㆍ신윤복ㆍ장승업 등이 있지만 이들 못지않은 숨은 고수도 적지 않다. 삼성미술관 리움은 그동안 문인화에 비해 저평가 받아왔던 화원들의 작품을 재조명하는 '조선화원대전'을 열어 도화서 화원 30여 명의 보물급 작품 110여점을 선보인다. 리움이 2006년 '조선말기 회화전' 이후 오랜만에 기획한 고미술 전시라 더 눈길을 끈다. 궁중 화원들의 주요 임무는 왕실 장식화와 기록화를 그리는 일이었다. '십장생도', '일월오악도', '모란도' 등의 형식화된 그림과 정조의 '화성능행도', '영조병술진연도', '순조기축진찬도' 등 생생한 행사 풍경, '동궐도'같은 지도가 왕실을 위한 것이었다. 그 중 가장 영예로운 일은 임금의 초상인 어진(御眞)을 그리는 일. 채용신과 조석진이 그린 '영조 어진'을 만날 수 있다. 당시 화원은 '어진 화가'로 이름을 알리면 귀족들의 작품 의뢰가 늘어나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곤 했다. 화원은 왕실의 권위와 통치 이념을 시각화하는 것 뿐 아니라 문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관념산수'에도 탁월했으며 18세기 후반에는 탁월한 필력으로 조선의 일상을 생생하게 묘사한 '풍속화'를 발전시켰다. 출품작 가운데 으뜸을 꼽으라면 국보 139호인 김홍도의 '군선도'. 제작 연도가 밝혀진 김홍도의 작품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그림은 서왕모(西王母)의 장수를 축하하는 반도회(蟠桃會)에 초대받아 약수(弱水)를 건너는 19명의 신선들이다. 꽃바구니를 맨 여선(女仙)들과 하얀 나귀를 거꾸로 탄 장과로(張果老), 외뿔 소를 탄 노자와 종이를 펼쳐들고 붓을 든 문창(文昌) 등을 볼 수 있다. 문인화가들은 산수(山水) 위주의 신선들을 그린 반면 이처럼 도상이 분명해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신선도는 화원만의 '특허'같은 것이었다. 김득신의 '사계풍속도 8폭'과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는 대자연의 절경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모두 담고 있다. 풍광에 대한 감탄이 첫 느낌이라면 구석구석 숨어있는 사람들의 일상을 찾아보는 재미는 발길을 오래 붙든다. 디지털 장비 도입으로 그림 세부를 선명하게 확대해서 감상할 수도 있다. 김홍도의 말기 걸작 '삼공불환도(三公不換圖)'는 삼정승(三公)의 벼슬과도 바꾸지 않겠다고 할 정도였던 빼어난 자연 정취와 여유로운 삶을 그렸다. 김홍도의 자화상으로 추측된 '포의풍류도'는 당시의 신문물과 사치품이 그림 한 폭에 다 담겼다. 18세기 말에 김홍도가 있었다면 19세기 말은 장승업이었다. 혁신적인 화풍으로 특히 화조영모에 뛰어났던 그의 대표작인 '영모도 대련'도 만날 수 있다. 전시의 마지막은 검은 방에 마련된 춘화(春畵) 특별전이다. 김홍도가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전칭(傳稱)작 8점으로 노골적인 묘사가 다소 낯뜨겁다. 문틈으로 훔쳐보는 느낌이 들게끔 문살 아래 작품을 전시했고 입구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감상할수록 선정성의 농도가 진해진다. 전시는 13일부터 내년 1월29일까지. (02)2014-6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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