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국 고전에 새로움을 입히다…연극 ‘꽃상여 모데라토 칸타빌레’

13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오감만족 음악극 ‘꽃상여-모데라토 칸타빌레(하유상 극본, 임형택 연출)’가 13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옛 소재 ‘꽃상여’=이 작품은 전통적인 옛 소재에 머물렀던 ‘꽃상여’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냈다. 연극은 요즘은 거의 볼 수 없는 꽃상여의 모습을 무대에서 재현해낸다. 풍성한 라이브 연주와 화려한 전통 장례의식이 펼쳐지고 꽃가마(삶)와 꽃상여(죽음)가 하나로 화합하는 순간을 그린다. 작품은 ‘꽃상여’라는 소재로 놀이와 흥을 통해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인생을 하나의 즐거운 놀이로 본다면, 죽음 역시 소멸이 아니라 또 다른 탄생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놀이와 노래, 소리와 춤으로 풀어낸 음악극=1946년 여름의 농악소리에 막이 오르며 작품은 시작된다. 전라도 접경 지역 충청도 시골 마을의 낡은 기와집이 배경이다. 마을에는 해방의 기쁨으로 풍악소리와 흥겨운 춤사위가 멈추지 않지만 전쟁의 아픔은 여전히 상존해 있다. 홀로 된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며느리는 두 딸과 함께 전쟁터로 나간 남편을 기다리지만, 되돌아온 것은 남편의 유서뿐이다. 게다가 남편이 원주민 여자를 사이에 두고 일본군 장교와 다투다 사형당했다는 사실에 더욱 분노를 금치 못한다. ‘여성의 재가는 금지’라는 시대적 구습에 반감을 품고 있던 며느리는 딸을 버리고, 남편의 유서를 전하러 온 고민수와 함께 서울로 떠나버린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일탈에 분노하면서도 손녀 숙희와 영희를 데리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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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인들의 삶과 때 묻지 않은 사랑을 비춘 드라마=무대 위에는 14년여 세월이 훌쩍 지나 1960년을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어머니가 재가해 떠나간 뒤, 영희도 자신의 어머니가 그랬듯이 할머니와 동생을 버리고 떠나버린다. 할머니에게 시집가기를 강요당하던 숙희는 끝내 쥐약을 먹고 죽음에 이르고, 숙희를 사랑하던 만득도 숙희와 영혼결혼식을 치른 후 숙희의 시신 옆에서 목숨을 끊는다.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은 꽃상여에 그녀의 원혼을 실어 보내기 위해 함께 모인다. 결국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이승을 마감한 두 젊은 남녀는 꽃가마와 꽃상여를 동시에 타고 기쁨과 슬픔이 뒤범벅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오랜만에 함께 모인 할머니와 며느리, 손녀 영희는 오래 묵혔던 갈등과 오해의 고리를 풀고 서로의 상처와 삶을 보듬고 어루만지며 다시 살아간다.

‘꽃상여 모데라토 칸타빌레’는 인간에 대한 진정한 사랑, 시대와 사회에 대한 고민, 세대와 계급 간의 소통 문제를 총체적으로 다룬다. 그리고 각 세대와 세대가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규정하는 가치관에는 차이가 있을지라도 이들의 감성은 모두 춤과 노래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다. 극에는 각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음악과 노래가 있다. 한국 고전 및 근현대 희곡의 현대적 수용에 충실한 작품으로서, 현시대 관객들의 공감을 충분히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

공연시간은 100분, 티켓가격은 R석 70,000원, S석 50,000원, A석 30,000원. ☎02-923-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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