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벤처기업에도 '테러 불똥'

"적정가치 평가 못받는다" 해외상장 연기.포기 속출미국 테러 여파로 해외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벤처기업들이 일정연기를 고려하고 있다. 또 중동지역 수출비중이 높은 중소벤처기업들은 중동지역으로 전쟁이 확대될 것을 우려해 현지 바이어와 수시연락체계를 수립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9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자금조달을 위해 미국 나스닥과 일본 자스닥시장 상장을 겨냥하고 있는 벤처기업들이 미국 테러여파로 시장이 장기간의 침체국면을 이어갈 수 있다고 판단해 상장일정을 연기하거나 아예 보류하는 업체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상장지연으로 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중동시장 수출비중이 30~40%에 달하는 셋톱박스 및 시계업체들은 테러사태로 인한 전쟁이 중동지역 전체로 확대될 것을 염려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해외상장이 차질을 빚고 있다 보안업체인 H사의 경우 지난해 3월 100% 투자해 설립한 미국 판매법인 옴니키즈(자본금(70만달러)를 나스닥에 상장하기로 하고 홍콩 컨설팅업체를 통해 상장작업을 진행했다. 내년에는 상장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현지책임자를 선정하고 추가투자 계획을 수립했지만 이번 사태로 상장일정을 연기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회사관계자는 "내년에는 상장이 구체화될 것으로 판단했지만 나스닥시장이 침체되고 미국 테러여파로 경기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 상장일정을 연기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상거래 솔루션업체인 E사도 일본 자회사 커머스21재팬(자본금 5억6,000만엔)을 내년까지 자스닥에 상장하는 방침을 세웠지만 이번 테러사태로 일정연기를 고려하고 있다. 회사관계자는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 사태추이를 지켜보며 내년초 상장일정을 재조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선메시징 업체인 S사는 미국업체와의 합병을 통한 나스닥시장 상장을 아예 포기한 상태. 이 회사는 미국 장외시장 업체와 합병을 통해 나스닥 스몰캡에 진출하는 양해각서까지 올초 체결했지만 나스닥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판단해 상장작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GI증권 유제우 연구원은 "많은 코스닥과 장외기업들이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시장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해 이를 연기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업체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중동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발등의 불 셋톱박스와 시계업체들이 대표적이다. 휴맥스는 중동시장 수출비중이 35%에 달하는데 주력시장인 두바이로 전쟁이 확대될 것에 대비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 3,000억원 이상의 수출실적을 예상하고 있는 만큼 중동시장으로 전쟁이 확대된다면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 현재 현지 바이어와 수시 연락체계를 수립하고 있으며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단정보통신은 유럽의 에코스타사를 통해 중동시장에 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수출물량의 20%를 공급하고 있는데 주력 소비자층인 중산층이 무너질 수 있다고 판단해 시장조사에 착수한 상태이다. 경영진들이 기존 바이어와 수출추이에 대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저가형 제품을 판매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한단정보통신은 올해 1,200억원의 수출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청람디지털은 중동수출비중이 70%에 달한다. 올해초 800억원의 매출을 계획했지만 이번 사태로 실적을 하향조정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주력시장인 두바이, 이집트, 터키 등으로 전쟁이 확산될 것에 대비해 대책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시계업체인 로만손도 중동지역 수출비중이 20%에 달하는 데 주력시장인 아랍에미리트,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 등으로 전쟁이 확대될 경우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판단해 바이어와 수시연락체제를 마련한 상태이다. 서정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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