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수요-공급자간 공정한 룰 마련" 의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방안 확정] 주요내용·의미<br>성과공유제 확대·대기업 휴면특허 中企이전도<br>정부 "중기육성" 자금지원 보단 협력기반 주력


"수요-공급자간 공정한 룰 마련" 의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방안 확정] 주요내용·의미성과공유제 확대·대기업 휴면특허 中企이전도정부 "중기육성" 자금지원 보단 협력기반 주력 정부와 기업들이 16일 합의한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방안'은 중소기업 문제가 결국 수요 대기업과의 관계에서 풀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수요ㆍ공급자간 공정하고 투명한 룰을 만드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그동안 납품단가 인하 등 중소기업에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던 과거의 '수직적ㆍ전속적' 관계를 대ㆍ중소기업간 성과와 비용을 공유하는 '수평적ㆍ개방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데 원칙적인 합의를 본 셈이다. 하지만 실제 정부나 업계에서 실천방안을 두고 조정이 쉽지 않은 상태다. 그동안 대ㆍ중소기업간 양극화 해결 및 중소기업 건전육성을 위해 백약이 동원됐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수익률 격차는 지난 2000년 3.4%에서 2001년 1.5%로 줄었지만 이후 2002년 2.2%, 2003년 3.6%로 다시 확대됐다. 이에 따라 대기업 대비 중기 임금수준은 2000년 71.3%에서 2003년 65.8%까지 줄어들었다. 기업 수익성에 차이가 나면서 근로자간 소득차이가 벌어지고 이는 장기적 발전역량의 차이로 귀결되면서 '빈익빈 부익부' 시스템이 확대 고정되는 악순환이 계속돼온 것이다. 오영호 산업자원부 차관보는 "이번 대책이 협력에 초점이 맞춰진 데 주목해달라"며 "이제 세계시장은 '기업 대 기업'의 경쟁이 아니라 '대기업-중소기업 시스템'간의 경쟁"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실천인데 일단 시작은 좋다. 이날 LGㆍSKㆍ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은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외치며 각종 실천원칙을 발표했다. 현대차가 중소기업의 부품개발과 운영자금 등을 위해 올해 2조2,000억원 등 5년간 13조원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각 그룹들이 특징적인 실천방안을 내놓았다. 또 삼성ㆍLGㆍSKㆍ현대차ㆍ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공동 출연으로 대중소기업 협력기금을 조성하기로 해 주목된다. 다만 이런 상생협력의 분위기가 장기적으로 현장까지 스며들지는 미지수다. 대기업이 눈앞의 이익을 뿌리치고 중소기업과의 장기적인 '상생' 명분을 따라줄지 불투명한 것이다. 실제로 정부가 최근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ㆍ중소기업 관계의 외형적 공정성은 개선된 반면 진정한 의미의 상생협력은 미흡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용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은 "종속관계에 있는 중소하청기업도 타 기업에 납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최고경영자들이 (상생협력) 의지가 있어도 사업부서에서 지원을 안하면 실효성이 없는데 (평가에) 중소기업 지원실적을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이건희 삼성 회장은 "중소기업에 자생력이 생기지 않으면 상호상생이 쉽지 않다"며 "전자나 자동차 분야는 협조가 잘돼 1류 상품이 나온다"고 말했다. 정부 방안에 대해 새로운 '대기업 비틀기'라는 하소연도 없지 않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사업을 늘려나가는 것은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다만 협력실태평가제 같은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것은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영호 산자부 차관보는 "그동안 저금리 등을 통해 대기업이 이익을 많이 냈는데 이제는 중소기업과 사회에 환원해야 할 때"라며 "대기업이나 중기가 실천안을 내놓으면 정부는 뒷받침하는 체제로 꾸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문 기자 chsm@sed.co.kr 입력시간 : 2005-05-16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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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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