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이상 쏟아부은 '아라뱃길' 고작…
경인아라뱃길 사실상 개점휴업화물선 운항 10회 불과 물류단지 분양률도 저조수공 친수구역 조성땐 관광·레저 난개발 우려도
나윤석기자 nagija@sed.co.kr
한국수자원공사가 2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투자해 지난 5월 개통한 경인아라뱃길의 화물선 운항이 10회에 불과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국토해양위 박수현(민주통합당) 의원이 수공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월25일 개통 이후 경인아라뱃길에서는 정기항로 3개 노선에 3척, 부정기항로 6개 노선에 7척 등 총 10척만이 운항했다.
김포터미널과 인천터미널에 위치한 아라뱃길물류단지의 분양률도 전체 대비 48%에 불과했다. 올해 8월 기준 전체 물류단지 125만7,000㎡ 중 60만3,000㎡만 분양됐으며 분양 계약금 5,165억원 가운데 2,040억원(39.5%)만 들어온 상황이다. 분양 회사는 제일모직∙경동물류∙부림약품 등 91개 기업이다.
수공이 아라뱃길에 투자한 사업비는 총 2조2,458억원이다.
아라뱃길의 사업성 분석과 운영관리 방안 수립 용역을 담당했던 용역사는 지난해 1월 중간보고에서 현 시점의 아라뱃길 가치는 1조5,000억원에 불과해 7,000억원 이상의 손해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실시한 수요예측, 타당성 조사에서도 오는 2020년까지 인천항에서 경인항으로 전이 처리가 예상되는 물동량은 인천항의 전체 예측 물동량(427만TEU) 대비 13%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아라뱃길은 현 정부가 4대강 사업과 함께 야심 차게 추진한 대표적인 토건사업이다. 정부가 명분만을 앞세워 총체적 부실이 예견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앞뒤 안보고 밀어부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아라뱃길과 연계해 추진했던 한강르네상스 사업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취임으로 백지화되면서 아라뱃길의 가치는 한층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의원은 "수공이 투자비 회수를 위해 친수구역 조성사업 대상지에 경인아라뱃길을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될 경우 주된 사업목표였던 물류비용 절감보다 레저∙마리나∙면세점 등 관광 기능만 활성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개최된 수공의 제7차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경인아라뱃길의 친수구역 조성사업 추진 가능성이 논의된 바 있다. 박 의원은 "물류 부문을 포기한 채 관광∙레저를 위한 난개발이 불가피해지면서 결국 4대강 사업과 마찬가지로 실패한 국책사업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