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의 대표 CEO] 구자균 LS산전 부회장

현장에 경영학 이론 접목… 성장 꽃피워<br>"불황일수록 미래 준비해야 빛 봐<br>그린비즈니스 분야 투자 늘릴것"


10여 년간 경영학 교수로 학계에 종사했던 '이색' 이력을 가진 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은 지난 2005년 기업인으로 변신, 탄탄한 이론을 기업경영 현장에 접목하며 LS산전의 성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2008년 LS산전 CEO로 취임한 구 부회장은 취임 일성(一聲)으로 단기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인프라를 구축하여 LS산전의 새로운 성장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이전 10여 년 동안 IMF 외환위기로 닥쳐온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존경쟁' 아래 조직이 운영돼왔다면, 이제는 생존경영으로 마련된 토대를 바탕으로 '성장경영'을 추진할 때라는 판단에 따라 경영 전 분야의 초점을 '어떻게 살아 남는가(How to Survive)'에서 '어떻게 성장하는가(How to Grow)'로 전환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구 부회장은 LS산전이 지향할 새로운 조직문화로 '열린 문화'를 선정하였으며 R&D역량 강화와 이를 지원할 인적자원의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또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에 걸 맞는 기업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향후 회사의 10년의 성장을 이끌 핵심 인프라로 유연, 솔직, 자율, 조화의 열린 문화로 정해 구성원 마음속에 내재화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구자균 부회장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207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11년간 강력한 기업문화를 가진 10대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의 경영성과를 비교한 결과, 기업문화가 강한 회사는 그렇지 않은 회사들보다 순이익과 주주가치에서 무려 4~5배나 더 높았다"며 글로벌 기업 수준에 걸 맞는 기업문화 정착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구 부회장은 "모든 구성원들이 책임을 갖는 CEO처럼 일하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평소 지론에 따라 사내 직원 모두의 책임경영을 강조한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는 구 부회장에 대해 원칙을 지키는 부드러운 카리스마 소유자로 평가하기도 한다. LS산전이 지난 외환위기 당시 주창한 불황 극복 전략인 'T-COPQ(Cost of Poor Quality)'에도 이 같은 구 부회장만의 노하우가 담겨있다. 'Total'을 의미하는 T와 공정 과정에서의 낭비요소제거 활동을 말하는 COPQ를 합한 이 단어는 결국 '내가 곧 주인이다'는 책임의식에 기반을 둔 전사적인 정신재무장을 뜻한다. 이는 구 부회장의 교수 시절 경험에서 나온 개념이다. 캠퍼스에서 아무데나 침을 뱉고 지나가는 학생을 모습을 본 당시의 그는 "저 학생이 내가 이 학교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저런 행동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모두가 주인의식만 갖는다면 거의 전 분야에 걸쳐 낭비를 제거할 수 있다는 T-COPQ 개념을 만들어냈다. 이와 같이 불황기에는 낭비요소 제거 활동에 집중함과 동시에 미래에 다가올 호황을 준비하는 경영을 펼쳐야 한다고 구 부회장은 주장한다. LS산전이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구 부회장은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 기조에 발맞춰 기존의 전력 및 자동화 부문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마트그리드를 비롯한 그린 비즈니스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LS산전을 녹색산업 분야 선도기업으로 도약시켰다. 구 부회장은 지난 2009년 그린비즈니스 분야에 2012년까지 2,000억 원 이상을 투자하여 그린비즈니스 매출을 2012년 7,000억원, 2015년 2조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그린비즈니스 전략 및 비전을 발표했다. 이는 현재 전체 매출의 약 10% 수준인 그린비즈니스 매출을 2012년 전체 매출의 24%, 2015년에는 47%까지 확대한다는 의미다. 구 부회장은 "불황의 시기에 고객을 더 챙겨서 차별화된 고객만족을 이루고, 미래를 위한 투자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경기가 좋아졌을 때 빛을 볼 수 있다"며 "요즘처럼 불황일수록 미래를 준비해야 하며 오히려 이 시기가 기업의 체질을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He is
▦1957년 서울 ▦중앙고, 고려대 법학, 텍사스 주립대학 국제경영학 석사,동대학 경영학 박사 ▦1993년 국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1997년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2005년 LS산전 관리본부장 부사장 ▦2007년 LS산전 대표이사 사업본부장 사장 ▦2008년 LS산전 대표이사 CEO 사장 ▦2010년 LS산전 대표이사 CEO 부회장(현)
직원들과 팔씨름·술자리 등 상하간 벽 허물어
● 具회장의 커뮤니케이션 구자균 부회장이 최근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사업의 성패는 전략을 성과로 만들어내는 실행력에 달려 있는데 이 실행력이 바로 사원들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나온다는 믿음 때문이다. 구 부회장은 "우리 회사는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에서부터 생산과 조립, A/S 까지의전 과정이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그만큼 이 과정에서 한 사람의 개인적인 성향과 판단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내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를 위해 구 부회장은 본인이 먼저 임직원들에게 한 발 더 다가서는 감성 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처음 회사에 부임했을 당시 구 부회장은 200여명 가량의 부장급 직원들과 한 명도 빼놓지 않고 식사 자리를 갖고, 틈나는 대로 사원들과 팔씨름을 벌이거나 술자리도 마다하지 않는 등 상하 간의 벽을 허물기 위해 발벗고 나서왔다. "기업은 단순히 임무에만 기반한 계급조직이 아닌 만큼 상하 간의 벽을 허물고 소통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그의 평소 지론에 맞는 실천을 이어 온 것이다. 지난해 말 신규 수시입사자들과 함께 남산 산행에 나선 것도 구 부회장이 펼친 '소통 경영'의 대표사례다. 이날 구 부회장은 남산 야외식물원부터 팔각정, 국립극장, 필동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돌며, 산행에 참가한 구성원 전원에게 다가가 대화를 나누는 등 평소 CEO와 만남의 시간을 갖기 힘든 수시입사자들과 반가운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또한 구 부회장은 공채 신입사원 특강이면 어김없이 '프레시 아이디어 노트(Fresh Idea Note)'를 사원들에게 선물한다. 신입사원들이 입사 후의 느낌과 경험을 노트에 적어두면 1년 후 구 부회장은 당시 사원들과 만나 노트의 내용을 주제로 '열린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이밖에 지난 6월에는 안양 LS타워 본사를 비롯해 청주∙천안∙부산사업장 등 전 사업장에서 근무 중인 팀장 200여명을 초청, 대전 계족산공원 둘레길을 걷고, 인근 유성온천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소통을 위한 둘레길 걷기대회'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구 부회장은 팀장들을 최고실무책임자인 CAO(Chief Action Officer)로 임명하며,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회사를 이끌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구 부회장은 "구성원, 부서 단위로 끊임없이 소통해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조화로운 커뮤니케이션이 구현할 때 조직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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