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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원, 전설로 남은 선동열과 라이벌전

1987년 5월 16일 사직구장서 롯데자이언츠-해태타이거즈전<br>연장 15회 혈투끝 승패없이 끝나… 역대 전적 1승 1무 1패 기록

'무쇠팔' 최동원은 '국보급 투수' 선동열과의 프로야구 맞대결에서 1승1무1패를 기록,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특히 프로야구 '원조 맞수' 롯데 자이언츠와 해태 타이거즈가 맞붙은 지난 1987년 5월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인 마지막 승부는 당대 최고의 라이벌전으로 기억된다. 당시 29세로 기량이 절정에 올라 있던 최동원(롯데)과 겁 없는 24세의 프로 3년차 선동열(해태)은 선발로 나와 연장 15회까지 5시간 가까이 혈투를 벌였다. 2대2로 승부가 갈리지 않았지만 선동열은 232개, 최동원은 209개의 공을 던졌다. 선동열의 기록은 아직도 한 경기 최다 투구 수로 남아 있다. 승자와 패자는 없었지만 두 사람의 역투는 스크린으로 옮겨져 올해 말 야구 팬들을 찾아갈 예정일 만큼 감동적이었다. 최동원과 선동열의 '황금팔 대결'은 이것이 마지막이었다. 당대 최고 투수였던 둘의 선발대결은 공교롭게도 사직구장에서만 총 세 차례 있었다. 최동원은 프로야구 출범 이듬해인 1983년 롯데에 입단했다. 선동열은 아마야구를 평정하고 1985년 해태 유니폼을 입었다. 영남ㆍ연세대(최동원)-호남ㆍ고려대(선동렬) 등 출신지역과 학교까지 대비되면서 둘의 맞대결은 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커브(최동원)와 슬라이더(선동열)로 대표되는 둘의 '명품 변화구'에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도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응원하는 팀을 떠나 팬들에게는 큰 재미였다. 1986년 4월 첫 맞대결에서는 해태가 1대0 승리. 선동렬의 프로 통산 첫 완봉승이었다. 최동원은 송일섭에게 3회 솔로홈런을 맞아 완투패를 당하며 1985년부터 이어온 연승행진을 12경기에서 멈췄다. 둘은 4개월 뒤 다시 마주쳤다. 이번에는 최동원이 설욕했다. 최동원은 2대0 완봉승을 챙기고 선동열은 수비 실책으로 비자책 패배를 기록했다. 프로야구 통산 평균자책점에서 선동열은 1.20으로 1위, 최동원은 2.46으로 2위에 올라 있다. 선동열은 여러 기록에서 '국보급 투수'다운 피칭을 선보였지만,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책임지는 등 객관적으로 전력이 다소 떨어지는 팀을 이끌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무쇠팔' 최동원 역시 전설적인 대투수였다. 최동원에게 선동열은 자만에 빠지지 않고 계속 채찍질할 수 있게 한 훌륭한 후배였고 선동열에게 최동원은 나아가야 할 길을 일러준 위대한 선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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