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일우 스페이스'·태광 '일주&선화갤러리' 개관<br>서소문~신문로 일대 예술의거리 새 트렌드 이끌어<br>인사동도 오설록 티하우스등 문화체험공간 잇달아
| 신문로 흥국생명 사옥에 개관한 '일주&선화갤러리'는 인근 오피스족과 시민들을 위한 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관람료도 무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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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운영하는 미술관들이 서울 도심의 '아트맵(Art Map)'을 바꾸고 있다.
최근 기업들의 문화재단 설립과 전시공간 개관이 증가하면서 서울 도심에서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늘고 있다. 실제로 한진그룹과 태광그룹이 개관을 앞두고 있거나, 최근 문을 연 기업미술관은 서소문-정동-신문로 일대에 예술의 거리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조성하고 있다. 또 인사동의 OCI(옛 동양제철화학)미술관이나 '오설록 티하우스 인사동점' 등은 전통미와 현대미술, 생활 속 문화체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림참조
◇서소문~신문로 일대 문화의 거리로=신생 기업미술관인 한진그룹의 '일우스페이스'와 태광그룹의 '일주&선화갤러리'는 서울시립미술관과 덕수궁미술관을 축으로 서소문-정동-신문로에 새로운 문화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나아가 이들은 기존의 서소문 쪽 한국국제교류재단문화센터와 신문로 쪽 성곡미술관 및 서울시립역사박물관 등을 아우르며 이 지역 오피스족과 유동인구를 겨냥한 도심 속 문화체험장을 조성했다. 한진그룹이 오는 8일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1층 로비에 문을 여는 '일우 스페이스'는 그룹 산하 공익재단인 일우재단이 운영하는 542.7㎡(165.8평) 규모의 전시장. 개관전으로는 '소나무'로 유명한 사진작가 배병우의 개인전이 마련되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평소 사진에 대한 애정이 깊어 지난해 '일우사진상'을 제정하기도 했다.
앞서 태광그룹은 지난 15일 신문로 흥국생명 사옥 3층에 661㎡(200평) 규모로 선화예술문화재단의 전시공간 '일주&선화갤러리'를 열었다.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 "경제 발전에 전제돼야 할 것은 문화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이라며 "대중과 공유하지 않는 기업 소장품은 의미가 없다"고 한 의지가 반영됐다. 개관전으로 추사 김정희부터 운보 김기창까지 19~20세기 한국 대표화가 70명의 작품 150여점을 전시 중이다.
◇인사동에도 새 바람=OCI(전 동양제철화학) 산하 송암문화재단의 수송동 OCI미술관과 아모레퍼시픽의 오설록 티하우스 인사동점은 기업미술관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룬 사례다. 조계사 뒤 수송동 소재 송암문화재단은 창업자 고(故) 이회림 회장의 고미술 소장품 위주로 전시하던 재단 건물을 현대미술관으로 바꾸기로 했다. 새단장 한 OCI미술관은 이수영 OCI 회장의 부인 김경자씨가 관장을 맡아 오는 7월께 개관할 예정이다. 미술관은 신진작가 공모전으로 젊은 감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고미술과 북한미술을 위주로 한 소장품 전시도 정기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오설록 티하우스는 차(茶)박물관이라 부를 만한 '복합 차 문화공간'이다. 지난달 19일 문을 연 인사동점은 제주도의 오설록 티뮤지엄에 기반해 꾸민 곳으로, 1층에는 유명 도예가들의 다구를 전시하고 있다. 전통 차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각종 문화행사도 열리고 있는데, 특히 한지를 활용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