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8월3일의 그 역사적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가슴 졸이며 사태추이를 지켜봐야 했던 나로서는 DR발행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순간에야 비로소 오랫동안 참았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금융지주회사의 출범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는 김진만 한빛은행장이 강용식 상무, 이종휘 재무기획팀장등 지난 99년 10억달러 규모의 GDR(Global Depositary Receipt) 발행작업에 참여했던 임직원들과 공동으로 GDR발행 과정을 회고하는 책자를 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G(Great effort), D(Difficult situation), R(Remarkable result)'. 김 행장은 이 책자에서 GDR 발행에 담긴 고뇌와 노력, 숨가쁘고 힘겨웠던 나날, 그리고 발행직후의 반응들을 이처럼 다른 표현의 GDR 약자를 빌어 함축했다.
"봐도봐도 끝이 없는 각종 서류와 수북하게 쌓이는 엄청난 검토자료들, 수도 없이 반복되는 회의와 프리젠테이션, 예금보험공사로, 금융감독원으로, 재정경제부로., 시간은 너무나 빨리 흘러가고 해야 할 일은 너무도 많았다".
김 행장은 GDR발행 과정에서의 숨가빴던 일정을 "한빛유랑극단의 순회공연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단 한 회도 거르지 않고 끊임없이 펼쳐졌다"고 회고했다.
김 행장은 특히 추가 공적자금 투입 및 정부주도의 금융지주회사 출범등 일련의 어려웠던 상황을 의식한 듯 "또다른 위기와 시련이 눈앞에 닥쳐 있지만 지난 99년의 경험을 밑거름 삼아 다시한번 임직원들이 똘똘 뭉친다면 지금의 위기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직원들의 단결과 노력을 당부했다.
이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