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가 1,000포인트 시대 특별좌담] "대세상승 시작… 5년후 2,00도 가능"

"기업이익 안정·적립식등 투자문화 확산"<br>"앞으로 5년간 장기 상승추세 이어질것"<br>수출호조 지속·내수회복 기대감도 고조<br>해외경기 변수… 분식회계등은 해결해야


■ 참석자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사장ㆍ권성철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ㆍ박천웅 모건스탠리 상무(한국지점 리서치헤드)ㆍ윤창현 명지대 경영무역학부 교수 “이번에는 1,000포인트에 안착하는 것은 물론 추가 상승할 것입니다. 앞으로 5년 후에는 2,000포인트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우리 주식시장에 마침내 다시 1,000포인트 시대가 열렸다. 이번 상승은 대세상승의 시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특히 앞으로 5년간 장기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까지 제시됐다. 서울경제신문은 주가 네 자리 수 시대를 맞아 증권사ㆍ자산운용사ㆍ외국계 및 학계 전문가의 긴급좌담을 마련해 1,000포인트 돌파의 의미와 전망, 그리고 증시 발전을 위한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 좌담에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사장, 권성철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윤창현 명지대 경영무역학부 교수, 박천웅 모건스탠리 상무가 참석했다. ▲최현만 사장=증시 사상 4번째로 마침내 1,000포인트를 돌파했습니다.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중장기 상승 트렌드를 예상하고 있고, 5년 후에는 이머징마켓 디스카운트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제 장기 펀드를 육성하고 10년 이상 장기 수익률 정보공시를 의무화하는 등 선진국형 증시체제를 갖추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권성철 대표=새로운 시작을 위한 출발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5년 후쯤이면 2,000포인트 시대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합니다. 기업이익 안정ㆍ적립식 등 장기투자 문화 형성ㆍ배당성향 및 주주가치 제고 등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합니다. ▲박천웅 상무=같은 의견입니다. 올해 주식시장은 국내 투자자의 동참과 경기회복세의 가시화로 강세가 예상돼 12개월 목표치를 1,120포인트로 높여 잡았습니다. 한국은 인구 구성ㆍ기업경쟁력ㆍ수익성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5년간 장기 상승추세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정치 인프라ㆍ기업지배구조의 지원과 중국 활용 여부에 달려있습니다. ▲윤창현 교수=주가가 실물경제와 기업경쟁력의 거울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향후 전망은 낙관적입니다. 기업경쟁력이 좋아지면서 5년 후 2,000~3,000포인트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만 반시장적 정책이나 지나친 분배주의적인 정책이 심해진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 우리 증시가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권 대표=이번 1,000포인트 돌파 원인으로 주로 수급을 꼽는데 실제로 그렇습니다. 공급측면에서 기업공개ㆍ유상증자는 줄고 자사주 매입ㆍ소각은 증가했습니다. 수요측면에서는 차익매물 부담이 적은 상황에서 적립식 투자와 연기금을 통해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습니다. 또 기업이익의 변동성은 줄고, 배당은 늘면서 주식투자 매력도 증가했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더 오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최 사장=그렇습니다. 주식시장으로 시중 자금이 몰려들고 있는 게 분위기를 더욱 좋게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주식자산의 재분배 과정에서 비달러화 자산으로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한국 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것도 증시상승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당분간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서 우리 증시의 힘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박 상무=시장의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주가상승의 원동력을 찾을 수 있습니다. 최근 지수가 많이 올랐지만 아직도 한국기업의 가치는 매력적인 수준입니다. 더 오를 수 있는 여지가 많습니다. 투자자들의 주식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변화도 주가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윤 교수=경상수지와 주가의 관계에서도 이번 상승의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 경상수지가 좋아지면, 예외 없이 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수출기업의 실적호전으로 경상수지가 좋아지면 해당 기업의 주가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졌습니다. ▲박 상무=과거 1,000포인트 돌파와 이번 경우를 비교하면 확실히 다른 점이 있습니다. 우선 기업의 질이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질이 낮은 기업이 인덱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좋은 회사의 인덱스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이는 지수가 하락해도 지수가 폭락할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윤 교수=과거와 비교할 때 경상수지가 좋았다는 점에선 같지만, 기업이익이 양극화 구조로 가고 있다는 점에선 차별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과거에는 2만~3만원대 중가 주식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1만원 이하 주식이 많아졌습니다. 여기에 고가주도 예전과 달리 많아졌습니다. 기업가치에 따라 양극화되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보다도 간접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달라진 모습입니다. ▲권 대표=경기사이클에서도 차이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사이클 고점에서 1,000포인트를 돌파했지만, 현재는 저점입니다. 기업지배구조나 기업투명성ㆍ배당성향 등이 좋아진 점도 다릅니다. ▲최 사장=동감입니다. 과거에는 경기 변동성이 커서 미래 전망이 불확실했지만, 지금은 경제 성장의 변동성이 축소되면서 안정성이 높아졌습니다. 안정적 투자환경이 형성됐다는 점도 차이가 큽니다. ▲권 대표=과거 한국증시를 예측하기 위해선 미국시장을 먼저 봐야 했습니다. 미국과의 동조화(커플링) 현상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디커플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견해도 많지만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상황을 무시한 채 디커플링이 계속되기는 힘듭니다. 2002년에도 디커플링 논의가 활발했지만, 3개월 만에 ‘혹시나’했던 기대가 ‘역시나’하는 실망으로 마무리된 전력이 있습니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가 둔화되면 상대적인 메리트로 인해 시차를 두고 나타나겠지만, 미국 등 선진증시의 외조가 없으면 장기상승 랠리를 이어가긴 어렵다고 봅니다. ▲박 상무=맞습니다. 최근 미국과 한국증시의 상관관계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디커플링’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미국 시장에 큰 변화가 없다면 한국과의 상관관계가 낮은 상태가 지속되겠지만, 달러화 폭락이나 유가 급등 등 전세계적인 이벤트가 발생한다면 동조화 현상은 다시 나타날 것입니다. ▲윤 교수=디커플링은 정도의 문제입니다. ‘강화냐 약화냐’의 차이일 뿐, 미국과의 동조화가 없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미국의 움직임은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최 사장=적립식 펀드 얘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최근 적립식 투자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중장기 투자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개인들이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면서 과거 주식투자가 단기 모멘텀 투자, 즉 투기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장기 투자로 전환되는 과정에 있습니다. 한국경제가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주요 상장 기업의 주가도 상승 추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적립식 투자를 통해 투자 위험은 줄이면서 수익은 꽤 얻을 수 있는 괜찮은 투자가 가능하다고 확신합니다. ▲권 대표=적립식 펀드의 활성화로 자본시장의 저변이 확대되고, 장기투자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을 보면 자본시장이 한단계 발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동산ㆍ예금 등 안정성 자산에만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던 가계자산이 투자자산으로 조금씩 이동되어 가는 시발점이라고 봅니다. ▲박 상무=적립식 펀드 열풍은 한국 증시에 있어 획기적인 사건입니다. 개인들이 노후 및 투자수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주식시장에 자산을 축적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기업연금인 401K에 필적할만합니다. ▲윤 교수=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성공도 한 몫을 했습니다. 지수가 500포인트에서 900포인트로 급등할 때 ELS투자로 수익을 얻은 투자자들이 주식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적립식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다고 봅니다. 다만 한국증시가 새로운 지수를 향해 돌진하느냐에 여부는 경제 회복추세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권 대표=최근 증시 상승의 이면에는 경제회복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깔려있습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쉽지 않아보입니다. 기업 및 가계 구조조정이 아직 진행 중이고, 수출에서 벌어들인 돈이 내수나 투자로 선순환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 및 기업 차원에서 고용 창출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윤 교수=한국경제는 잠재적 능력을 분명히 갖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의 상시화로 고용 문제는 악화돼 내수회복은 좀 더 기다려야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언제든지 필요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경제의 체질 강화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최 사장=동의입니다. 전세계적인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지고, 국내 주요 제품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수출경기 호조는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또 신용카드 문제 등으로 그 동안 위축됐던 소비도 결국 정상화되면서 내수경기도 회복될 것입니다. ▲권 대표=한국증시를 규정하는 것 중 하나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ㆍ회계 불투명성ㆍ주주이익과 배치되는 기업의 지배구조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이번 기회에 주주를 무시한 경영, 소극적인 배당정책, 분식회계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증시도약을 위한 기관투자자 육성을 위해선 앞으로 도입될 퇴직연금에 획기적인 세제혜택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 정부와 업계가 나서서 진정한 투자문화의 정착을 위한 투자자 교육도 강화해야 합니다. ▲윤 교수=지정학적 리스크, 특히 북한의 위협이 중요한 디스카운트 요인이었지만 최근에는 내성도 생겨 공허한 위협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북한으로 인한 디스카운트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보여집니다. 주주중심 자본주의가 자리를 잡은 것도 긍정적인 요인입니다. 다만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접근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배구조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경쟁하도록 해야지, 하나의 모델만을 고집해서는 안됩니다. ▲박 상무=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선 회계의 투명성과 기업 지배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은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는 등 규제 여건은 상당히 잘 마련돼 있는 상태입니다. 과거와 같은 비정상적인 경영을 통해서는 더 이상 이익을 얻기 힘든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은 이미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 사장=증시도약을 위해 증권업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면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투자자의 신뢰를 구축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투자자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고 잠재적인 수요를 개발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또 단기수익률 평가체제를 개선해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관리하는 장기 펀드를 육성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박 상무=증시 도약과 기관투자가 육성을 위해서는 외국에 시장을 개방해 공정한 경쟁에 의한 질적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한국은 교육 인프라가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본격화된 시장개방으로 국내 투자자들도 이미 어느 정도의 프로페셔널한 자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권 대표=증시 도약을 위해 경제 전반적으로 미래 성장동력 발굴이 선결 과제라고 봅니다. 또 증시가 산업자본의 조달기능에 충실하기 위해선 기업들은 유망한 투자기회를 찾고, 정부는 규제를 적극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 상무=경제의 활력이 높아지면 기업공개(IPO) 및 증자 등 증시를 통한 자본조달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면서 증시도 순기능을 회복할 것으로 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늘면서 증시가 자본 유출 창구가 됐다고 볼 수 있지만, 배당과 자사주 매입은 증시의 순기능에 해당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