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 전 현대백화점 사장 등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 후보 3명이 전격 사퇴했다.이로써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현대가의 중재는 실패로 끝났다.
이병규 전 사장은 14일 “박용상 전 헌재 사무처장, 황병기 전 감사원 사무총장 등 현대가가 추천한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 후보 3명이 모두 후보직을 사퇴하고자 한다”며 사실상 중재 포기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 현대와 금강고려화학(KCC)간 경영권을 둘러싼 표대결이 불가피해졌고, 현대가와 소액주주들이 경영권 향방의 캐스팅보트가 될 전망이다.
이 전 사장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상영 KCC 명예회장, 정몽진 KCC회장 등 이번 분쟁과 관련된 양측 인사들을 모두 만났으나 의견조율이 무산됐기 때문”이라고 사퇴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중재 실패로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은 현대측과 KCC측이 이사 후보 선임을 놓고 맞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일단 표대결이 진행되면 현대측(의결권 지분 28.4%)이 KCC측(16.1%)보다 유리하다. 변수는 현대종합금속, 현대중공업, 한국프랜지, 울산화학 등 지분 15.1%를 보유한 현대가의 행보다.
현정은 회장은 “현대가가 최소한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승리를 장담하지만 그동안의 정서나 중재안에 대한 입장 등을 감안하면 현대가는 KCC측에 기우는 인상을 보여왔다. 이에 대해 현대가의 한 관계자는 “아직 입장을 정리하지는 못했으나 주총전까지 한 목소리를 낼 것인지, 누구를 지지할 것인지 등에 대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는 18일까지 지지 대상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소액주주(지분 17%)의 움직임도 표 싸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형욱기자,조영주기자 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