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새해부터 술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러시아는 알코올 소비량이 많은 신년연휴를 맞아 보드카 최저 가격을 2배 이상으로 올렸다.
영국 정부도 새해부터 술값을 2배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부터 0.5리터짜리 보드카 값을 종전의 2배인 89루블(약 3,400원)로 인상한다고 선언했다. 러시아에서는 신년과 동방정교회 성탄절(1월7일)이 있는 1월 초가 가장 큰 연휴로 꼽히며, 이 기간 주류 소비도 연중 최고조에 이른다.
러시아 정부는 지금껏 주류 소비를 줄이기 위해 몇 가지 방책을 제시해왔지만, 이 같은 정부의 움직임에 불법 보드카 시장도 커져 현재는 시중에서 팔리는 보드카의 절반 가량이 불법 제조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류 판매자들과 정부는 최저 가격인상이 값싼 불법 보드카 유통을 막고 국민의 과도한 음주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알코올중독 문제가 심각한 러시아에서는 매년 15~54세 사망 원인 중 절반 이상이 음주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국민 1인당 연평균 약 18리터의 순수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지난해부터 '음주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주류 부가가치세 인상을 시도한 영국은 러시아의 발표가 나자마자 또다시 술값 인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음주 사고로 인한 보건 비용이 지난 5년간 두 배로 증가했다.
2일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보건부장관은 "매년 알코올로 4만2,000명이 입원하고 3,000명이 죽는 등 음주가 경제적 잠재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영국도 러시아와 같이 술값 최소가격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