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랑한다면 영화 속 주인공처럼…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br>여섯 커플이 빚어낸 유머 가득 러브 스토리<br>엄정화·임창정·윤진서등 화려한캐스팅눈길<br>■ 새드 무비<br>눈물샘 자극하는 4개의 애잔한 이별 이야기<br>물 오른 차태현의 연기·장필순의 주제가 압권



개봉 일주일 차 박스오피스 1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개봉을 일주일 앞두고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순위 1위에 오른 ‘새드 무비’. 두 영화 모두 다양한 커플이 어울려 빚어내는 달콤쌉싸름한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내 생애…’가 유쾌한 유머의 펀치를 주고 받는다면 ‘새드 무비’는 가을비와 어우러져 이별을 앞둔 커플들의 슬프고도 ‘세련된’ 감성을 타고 흐른다. 두 영화 각각 웃음과 눈물이라는 양 극단의 감정선을 건드리지만 결국은 ‘사랑’이라는 하나의 교집합 메시지를 관객과 공감한다. 이를테면, 두 영화는, 이런 식이다. ◇서로 다른 이야기, 모두 같은 사랑 = ‘내 생애…’의 등장 커플은 모두 여섯 쌍이다. 멀티플렉스 재개발 사업으로 극장을 헐어야 하는 극장주 곽회장(주현)과 평생 ‘오드리 헵번’을 꿈꾸는 커피숍 여주인(오미희). 지하철 행상을 하지만 사랑 하나로 살림을 차린 창후(임창정) 부부. 왕년의 농구스타 성원과 그 앞에 갑자기 나타난 소아암 딸. 비정한 연예기획사 조 사장과 다정다감한 남자파출부 태현. 도도한 정신과의사 유정(엄정화)와 무대뽀 나형사(황정민). 그리고 예비수녀 수경(윤진서)와 잘 나가던 아이돌스타 정훈까지. 이들의 인연은 하나씩의 고리로 얼키지만 사실 이야기는 모두 독립적이다. 남녀간의 애틋한 사랑부터 부녀간의 사랑에 동성애로 보이는 감정까지 세상 속 다양한 사랑이 일주일간의 흐름을 따라 종횡무진 종합선물세트를 만들어낸다. 여기에 비하면 ‘새드 무비’는 한층 단순하다. 소방관 애인을 위해 매일 소나기를 기다리는 수화통역사 수정(임수정). 청각장애를 안은 그녀의 언니 수은(신민아)는 놀이공원 화가와 설레이는 첫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할인마트 파트타임 캐셔 숙현(손태영)은 백수 하석(차태현)과의 사랑에 지쳤다. 바쁜 엄마 주영(염정아)와 반항하는 아들. ‘내 생애…’보다 서로의 인연은 덜 얼켜있고 복잡하지 않다. 두 영화 모두 사랑의 소중함을 이야기하지만 ‘새드 무비’는 제목 그대로 모두 이별하고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내 생애…’와 비교할 때 ‘새드 무비’는 헐거운 서로간의 인연이 각기 따로 진행되면서 그저 ‘슬프다’는 직선적인 감정만을 전달하는데 급급해한다. ‘내 생애…’보다 화면은 아름답고 음악은 돋보이지만 신파로 빠지지 않으려는 강박관념에 얽매인 채 관객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아쉬움이 묻어난다. ◇수많은 스타들, 모두 같은 내공(?)= 두 영화 모두 “한 영화에 이 모든 배우들이 다?”란 말이 나올 정도로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내 생애…’의 엄정화, 황정민, 임창정, 윤진서 모두 각자의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은 최고의 배우들. 정우성, 차태현, 임수정, 염정아 등이 출연한 ‘새드 무비’는 출연진의 이름값으로만 보면 ‘내 생애…’보다 사실상 한 수 위다. 스타들이 모여있다고 그들 모두가 빛을 발할 수는 없는 법. ‘내 생애…’에서 단연 눈에 띄는 배우는 ‘예비수녀’ 윤진서다. ‘올드보이’에서 우진(유지태)의 누나로 충무로의 샛별이 된 윤진서는 영화 속에서 예의 그녀만의 신비한 이미지를 잃지 않으며 반쯤 나사가 풀린, 아이돌 스타에게 ‘마니아적 사랑공세’를 퍼붓는다. 그녀의 엉뚱하고도 순수한 사랑은 나머지 다섯 커플과 찰지게 버무려지진 않지만 그러기에 그녀만의 매력은 더욱 도드라진다. ‘새드 무비’의 가장 큰 수확은 다름아닌 ‘차태현의 재발견’. 지난 몇 년간 철없는 개구쟁이 이미지만 풍겼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장난기 어린 표정을 그대로 간직한 채 등장인물들 중 제일 덤덤한 얼굴로 가장 슬픈 이별을 이야기한다. 임수정의 펑펑 우는 연기보다도, 염정아의 몸부림 치는 투병보다도 그의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유리창 바라보는 장면은 이 영화 최고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영화를 각기 장식하는 음악들은 영화의 또 다른 보석. 이병우가 음악을 맡은 ‘내 생애…’가 멜로디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작품과 음악을 녹였다면, 조동익이 음악감독을 한 ‘새드 무비’는 화면보다 먼저 치고 나오는 음악으로 극장을 나오는 관객들의 귓가에 끊임없이 머문다. 장필순의 건조하지만 귀에 감기는 목소리로 나지막이 부른 ‘새드 무비’ 주제가는 올해 영화음악 중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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