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EU '돈 폭탄' 투하 이례적 속전속결… 금융시장 "급한 불 껐다"

[유로존 위기 진화되나]<br>■ 7,500억 유로 비상기금 조성<br>"위기확산 안된다" 11시간만에 전격 합의<br>기금조성 신뢰 부족에 비유로존 협조도 물음표<br> 불안감 완전 해소는 못해


SetSectionName(); EU '돈 폭탄' 투하 이례적 속전속결… 금융시장 "급한 불 껐다" [유로존 위기 진화되나]■ 7,500억 유로 비상기금 조성"위기확산 안된다" 11시간만에 전격 합의기금조성 신뢰 부족에 비유로존 협조도 물음표 불안감 완전 해소는 못해 문병도기자 do@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위기는 불확실성을 먹고 자란다. 2년 전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계기로 폭발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그랬고 이번에 전파된 '그리스 바이러스'도 그랬다. 금융위기 때는 어느 은행이 얼마의 부실을 안고 있는지 모르는 '거래 상대방 위험(Counterpart Risk)'이 불확실성을 키웠다면 이번에는 27개 나라로 구성된 유럽연합(EU)이 과연 이탈자 없이 한데 뭉쳐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자리잡았다. 1조달러에 이르는 긴급기금 조성에서 알 수 있듯이 EU는 이번 위기의 핵심을 간파한 것으로 보인다. 1,100억유로의 그리스 지원자금을 마련하는 데 6개월을 허비했던 EU는 단 11시간 만에 이보다 7배나 큰 규모의 기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보기 드문 속전속결이었다. 시장에서는 당초 이번 EU재무장관회의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았다. 그동안 보여왔던 EU의 느린 의사결정이 바뀔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치를 넘었다. 10일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003년 미군의 이라크 침공 작전에 빗대어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라고 표현했다. 당시 미군은 첨단무기를 동원한 대규모 물량 공세로 승기를 잡았다. EU가 공언한 대로 국제통화기금(IMF)이 2,500억유로를 추가 지원하면 비상기금 규모는 7,500억유로(약 9,750억달러)에 이른다. 미국이 금융위기 때 조성한 7,000억달러 규모의 부실자산구제기금(TARP)을 뛰어넘고 우리나라 한해 국내총생산(GDP)과 비슷한 규모의 엄청난 '돈폭탄'이 만들어진 셈이다. EU의 발 빠른 대응을 보고 싶어했던 금융시장은 일단 안도감을 나타냈다. 한국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반등하고 자유 낙하하던 유로화가 급등세로 방향을 틀었다. 호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12개월 최고치인 0.3%포인트 폭락하는 등 각국의 부도대비 보험비용도 줄었다.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추락했던 국제유가도 이날 2%대의 급등세를 보였다. EU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그동안 제기된 금융시장의 의구심은 어느 정도 떨쳐낼 것으로 기대된다. 9일 오후6시(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 모인 EU 재무장관들이 당초 목표였던 3시간을 훌쩍 넘기며 10일 새벽까지 11시간 동안 '끝장토론'을 벌이는 등 단호한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의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고 있다. 지난주 급락했던 증시에 비해 이날 아시아 증시의 상승세는 그리 시원스럽지 않았다. 유럽과 미국의 금융시장이 열려야 제대로 된 평가가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분위기가 여전히 살얼음판인 것은 과연 EU가 약속대로 5,000억유로에 이르는 기금을 조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신뢰부족 때문이다. 금융시장은 그리스 지원 사례처럼 회원국들의 요청이 있을 때 나머지 회원국들이 법률에 의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이 과연 순조롭게 이뤄지겠느냐에 여전히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특히 유로화를 쓰지 않는 나머지 11개 회원국이 문제가 됐다. 영국은 유로화 안정을 위한 대출보증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위기의 해결사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9일 실시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패배해 앞으로 동력을 잃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IMF의 역할확대로 EU, 특히 유로존의 자율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의견도 있다. 독일이 그리스 지원과 관련, IMF의 참여에 끝까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IMF가 개입할 경우 유로존의 단일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는 EU가 안고 있는 모순을 잘 보여준다. 12명의 정ㆍ재계 인사로 구성된 미래자문그룹(리플렉션그룹)은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EU가 중대한 시기를 맞았으며 잘 대처하지 못할 경우 20년 후 세계적 영향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유로존과 비유로존으로 나눠진 EU의 2원적 경제구조에 대해 "EU의 경제 분야 지도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유로화와 이의 바탕이 된 안정성장협약이 위기에 대처해 통일된 경제정책을 펴도록 하는 데 불충분했다"고 분석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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