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연일 치솟는 환율 … 투자 어떻게] 강달러에도 외국인 '사자'… 수출주 노려라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영향… 외국인 매매 종전과 달라져

車업종·SK하이닉스 등 유망


달러 강세로 코스피지수가 3일 연속 하락했음에도 외국인들은 국내 시장에 대한 러브콜을 꾸준히 보내고 있다. 이는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증가하던 종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달러화 강세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강 달러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수출업종과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대형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원90전(0.35%) 상승한 1,126원50전을 기록했다. 이러한 달러 강세에 코스피지수는 한때 1,970선을 밑돌기도 했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강세로 낙폭을 줄여 1,980선을 겨우 지켰다.


달러 강세는 보통 위험의 전조로 인식되고 있고 통상 원·달러 상승 국면에서 외국인의 순매도가 증가하고 하락 국면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다. 하지만 이번 원·달러 상승 과정에서 외국인들은 매도 대신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 9일을 제외하고 2월 후반부터 연일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강달러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던 11일에도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1,000억원에 가까운 순매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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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국채매입을 전후로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인하했고 결국 경쟁적 통화완화정책이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의 순매수 유입이라는 이례적인 패턴을 만들고 있다"며 "달러화 강세라는 부정적 영향보다 유동성 확대가 더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시장전략팀장도 "최근 달러 강세는 달러 측면에서는 미국 고용개선 속도의 가속에 따른 연방준비위원회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시점 저울질이, 유로 측면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본격적인 양적완화 개시에 따른 유로화 유동성 증가에 기인하고 있다"며 "이러한 달러 강세의 조합은 증시 유동성 측면에서 달러캐리 자금 이탈과 유로캐리 자금 유입의 충돌로 나타나는데 유로캐리 자금 유입의 힘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1,100~1,130원으로 예상된다"며 "일정수준 이상의 평균환율로 수출주의 가격경쟁력 높아지면서 1·4분기 실적 호조 기대감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팀장은 또 "현재 환율 수준에서 외국인도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증시는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사들이는 업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외국인들은 대형 수출주와 지난해 비중을 줄였던 화학·조선·건설 등의 경기민감주 등을 담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달러 강세 속에 가격 이점이 있는 수출주 중심의 대응이 유리할 것"이라며 자동차 업종과 SK하이닉스·한전기술 등을 유망종목으로 제시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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