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 인수를 계기로 증권-보험-종금 영역을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강화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을 앞두고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하고 퇴직연금ㆍ파생상품 등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해 제2의 도약을 이뤄낼 것입니다.” 김한(53ㆍ사진) 메리츠증권 부회장은 2007년이 의미 있는 한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취임 후 꾸준히 추진해온 조직개편과 직원교육ㆍ영업특화전략이 서서히 결실을 맺어가며 본격적인 성과를 보여줄 시기이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지점개혁과 직원의식 교육도 일정수준에 다다랐고 금융상품 판매수익 비중도 올해 20%대로 오를 예정”이라며 “이제 슬슬 뭔가 보여줄 수 있는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사실 김 부회장은 그간 숱한 화제를 모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메리츠증권의 도약을 준비해왔다. IB 본부 내 기업금융센터와 IB 전략센터를 마련하고 금융공학팀을 신설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동시에 전지점을 1년 평균 3회 이상 순회하며 인력 전문화에 앞장서왔다. 이 같은 노력으로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HCN과 한진중공업 등 2,50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M&A) 컨설팅을 성사시키면서 IB 분야에서 높은 수익을 거뒀고 국제영업 부문에서도 전년 대비 74% 증가한 75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특히 메리츠종합금융(옛 한불종금)을 인수하면서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메리츠종금에 이르는 5조원대 자산규모의 금융그룹으로 거듭난 점도 김 부회장이 이뤄낸 성과로 꼽힌다. “증권과 화재ㆍ금융이 고객기반이 공유되면 원스톱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김 부회장은 설명한다. 김 부회장은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빅뱅’이 예고되는 금융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특화된 서비스의 제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김 부회장은 최근 메리츠증권의 핵심 특화전략으로 은퇴재무설계 서비스를 제시해왔다. ‘백년대계’라는 이름이 붙은 이 서비스는 단순한 노후자금 마련상담이 아니라 고객 개개인의 여건과 상황을 고려해 경력관리ㆍ자녀교육ㆍ세무관리ㆍ노후대비 등을 종합적으로 컨설팅해주는 맞춤형 종합 서비스로 이뤄진다. 김 부회장은 “그동안 은퇴나 노후설계는 자산이 많은 소수의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가 대부분이었다”며 “이제는 월급을 모아가며 자녀교육, 내 집 마련에 힘쓰는 일반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퇴재무설계는 수익성 높은 투자처를 마련하는 동시에 전문적인 1대1 상담이 가능한 증권업계가 은행이나 보험에 비해 더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는 다른 어느 분야보다 고객충성도가 높아 증권업계가 성장발판을 마련할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부회장은 아울러 파생상품 분야도 메리츠증권의 새로운 ‘텃밭’으로 제시했다. 그동안 메리츠의 파생상품팀은 최근 4년 연속 업계 최고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2006년 회계연도의 경우 12월까지 이미 161억원의 수익을 달성, 전년 대비 29%의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이제 법인들이 쉽게 참여할 만한 파생상품 기획과 설계를 제공하는 풀 서비스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금감원에 제출한 장외파생상품 취급업무 인가신청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라고 소개했다. 김 부회장은 “이 모든 계획을 담아 ‘퍼스트 메리츠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명명해 2007년 한해를 이끌 목표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계획들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자산관리와 퇴직연금, 투자은행(IB) 분야에서 고객들이 인정하는 1등 증권사로 거듭난다’는 회사 측의 청사진도 머지않아 현실화될 것으로 그는 보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이 같은 도약과 성장을 위한 발판을 위해서는 ‘맨 파워’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주식을 위탁매매할 때나 자산관리를 상담할 때 고객들은 처음에는 증권사 브랜드를 따지지만 나중에는 자신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에게 의지하게 된다”며 “결국 얼마만큼 우수한 직원을 보유했느냐에 따라 고객의 규모와 충성도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믿음으로 인해 김 부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업무의 90%를 직원들을 만나는 데 써왔다. 그는 증권사들이 한창 구조조정을 진행할 때도 무려 100여명에 이르는 영업인력을 새로 뽑았고 예고 없이 지점을 방문해 소주잔을 기울이며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신입사원 교육을 야채가게에서 실시하며 ‘서비스 마인드’를 가르쳤고 인력풀을 다양화하기 위해 수의사ㆍ디자이너ㆍPD 등 이색경력을 지닌 인재들로 ‘별동대 PB팀’을 꾸려 이들의 경험을 자산관리 서비스에 반영하기도 했다. 이는 ‘인재가 곧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신념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미국은 우수한 금융업계 직원을 만난 고객들이 대를 걸쳐 자산상속과 관리를 맡기는 문화까지 형성돼 있다”며 “한국에서도 메리츠증권을 만난 고객들이 친구와 가족에게 ‘입소문’으로 메리츠 인재들의 우수성을 자랑할 정도가 되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 경영철학과 스타일
"진정한 투자 대상은 인재" "첫째도, 둘째도 인재관리입니다." 김한 메리츠증권 부회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최고경영자(CEO)로 통한다. 혁신적인 업무수행 못지않게 직원들을 따뜻하게 대하면서 인재를 적극적으로 길러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취임 후 3년간 김 부회장은 많은 변화를 이끌어냈다. 자본시장통합법에 대비한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한편, 지난해 메리츠종금 인수로 메리츠증권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우량회사로 재탄생시켰다. 아울러 김 부회장은 직원들의 사고방식 전환을 이뤄내고 이를 통해 자산관리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엠파워(M-Power)프로젝트'를 강력하게 밀어붙인 것이나 최근 은퇴재무설계인 '백년대계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김 부회장은 "증권사의 진정한 투자대상은 사람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철학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그는 예고 없이 지점을 방문해 직원들과 격의 없이 의견을 나눈다. 신입사원 부모들에 대한 감사편지 발송, 직원들의 중국ㆍ일본연수 등도 이 같은 생각이 반영된 부분이다. 최근에는 노조 관계자들과 직접 만남을 청해 은퇴 후 지점에서 계약직 설계사로 일하는 직원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사기를 올리기 위한 직급체계 개편방안까지 논의했다. ◇ 약력 ▦54년 서울출생 ▦77년 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 ▦82년 예일대 경영대학원 졸업 ▦84년~89년 동부그룹 미국현지법인 사장 ▦89년~93년 대신증권 이사 ▦93년~97년 대신증권 국제본부장, 인수본부장, 기획본부장 상무이사 ▦97년~99년 와이즈 디베이스 대표 ▦98년~2000년 금감위 기업구조조정 위원 ▦99년~2004년 유클릭 대표이사 ▦2000년~2003년 파마(PAMA)그룹 서울사무소 대표 ▦2004년~현재 메리츠증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