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中企 런투게더<2-3>] 공동 워크아웃 본격화

"中企 흑자도산 막자" 은행이 달라졌다<br>기술력·성장성 우수 IT공업 일시 자금난에 흔들<br>채권단 자사이익 챙기기보다 회생위해 힘모아<br>일부선 "워크아웃 신속결정등 보완대책 필요"

[은행-中企 런투게더] 공동 워크아웃 본격화 "中企 흑자도산 막자" 은행이 달라졌다기술력·성장성 우수 IT공업 일시 자금난에 흔들채권단 자사이익 챙기기보다 회생위해 힘모아일부선 "워크아웃 신속결정등 보완대책 필요" • 4개 신용등급으로 평가 '부실징후' 3등급서 선별 • 기업들 퇴출제도로 잘못이해 애로 커 “과거에는 어느 중소기업이 ‘이상하다’는 소문만 돌아도 은행들이 앞 다퉈 자금을 회수해 멀쩡한 회사가 문을 닫기도 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대구 성서공단의 플라스틱 발포성형제품을 생산하는 T공업. 올해 초 국제 원자재값 급등으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어려움에 빠졌지만 산업ㆍ하나은행 등 5개 채권은행들이 자금회수 자제를 합의한 후 회생을 모색하고 있다. 은행들도 회사를 우선 살려보자는 생각으로 머리를 맞대고 ‘T공업 살리기’에 여념이 없다. 채권은행의 달라진 모습이다. T공업 사장은 “정말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때만해도 은행들이 갑자기 신규 자금 지원을 중단하거나 기존 대출을 갚으라고 강요해 억울하게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했죠. 그런데 지금은 은행들이 자기들끼리 협조해 회사를 살려주겠다고 하니 정말 꿈만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부실징후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권 공동워크아웃이 진행되면서 새롭게 나타난 모습이다. T공업은 연간 매출이 200억원에 달하는 중견기업. 동종 업계에서 매출 2위를 차지하고 있고 수 십 개의 특허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중국 등 해외 수출도 많이 해 기술력이 뛰어난 업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T공업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올해 초. 원자재값이 급등하면서 주 원재료인 플라스틱 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 자금난의 주요 원인이었다. 원자재를 납품하는 업체들은 T공업에 인상된 원자재값을 요구했다. 그것도 어음이 아닌 현금으로 요구하다 보니 T공업은 일시적인 자금난에 직면할 수 밖에 없었다. T공업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 같은 상황을 예의 주시했다. 산업은행은 은행권 협약에 따라 공동워크아웃 방안이 결의(6월7일)되자 20여일이 지난 6월29일 채권단 첫 회의를 열었다. 산업은행은 회의에 참석한 신한ㆍ하나ㆍ기술신용보증기금ㆍ신용보증기금 등 5개 채권은행에 T공업의 기술력과 미래 성장성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함께 회사를 살려보자”고 호소했다. 특히 T공업의 제품이 최근에 아파트 층간 차음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점을 설명했다. 신제품인 열융착방식의 샌드위치패널용 난연성발포제품(난연2등급)이 우수한 작업성과 친환경성을 유지하면서도 화재발생시 유독가스가 적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는 제품으로 성장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강조했다. 산업은행의 설명이 끝나고 공동워크아웃 최종 동의여부를 묻는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결과는 전원 찬성이었다. 극렬하게 반대할 것만 같았던 나머지 채권은행도 예상외로 쉽게 동의를 해 줬다. 채권은행은 자율협약에 따라 T공업에 대한 공동관리를 선언하고 공동관리 기간동안 대출만기 연장과 함께 대출원리금에 대한 연체이자 면제, 당좌대월 및 상업어음할인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경수창 하나은행 기업개선부장은 “(채무상환 연장에 따른 회수 지연으로) 은행경영에는 일시적인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기업이 정상화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이익”이라며 “국익차원에서도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은 은행들이 적극 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은행단의 합의가 이뤄지자 T공업을 실사할 회계법인 선정이나 채무 만기상환 연장 등에도 속도가 붙었다. 하루라도 늦어지면 회사가 살아나는데 그만큼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강윤구 산업은행 대구지점 팀장은 “과거처럼 부도회사를 앞에 놓고 은행들이 자사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스스로 놀라워 했다. 채권은행은 이 달 말 제출될 예정인 실사결과를 토대로 8월 중 T공업에 대한 최종 진로를 결정하게 된다. 실사결과 회사존속 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게 나올 경우 채권은행은 본격적으로 T공업의 정상화 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그러나 본지가 은행 중소기업 담당자 100명과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은행담당자 22%, 중기 CEO 44%가 은행 공동워크아웃에 대해 “효과가 별로 없다”고 응답, 보완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워크아웃을 통해 회생되는 기업이 극히 적고 워크아웃이 결정 나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으로 분?홱? 입력시간 : 2004-07-2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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