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빈 라덴 사살] "세상 더 안전해졌다" 오바마, 자국엔 對테러 경계령

英·佛·獨등서방국도 해외 공관 경계 강화<br>"빈 라덴 상징성 커 추종세력에 영향줄것" 각계 우려 목소리

오사마 빈라덴이 파키스탄에서 미군의 특수작전으로 사살된 데 대해 테러와의 전쟁을 벌여온 서방국가들이 크게 기뻐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보복 차원의 테러 시도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테러문제 전문가들은 알카에다 등 테러 조직들에게 있어 빈라덴의 상징성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 역시 "세상이 더 안전해졌다"고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테러 경계 수준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빈라덴의 죽음으로 세상이 더 안전하고 더 나은 곳이 됐다"며 "오늘은 미국에 좋은 날"이라고 기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한국전 당시 전사한 미군 2명에 대한 명예훈장 추서 행사에서 "미국은 정의를 구현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며 빈라덴 제거작전을 주도한 안보팀 지휘부에 찬사를 보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빈라덴의 사망을 기념, 오는 5일 9ㆍ11테러 현장인 뉴욕 그라운드제로를 방문하기로 했다. 하지만 "더 안전해졌다"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과 달리 서방 국가들의 테러 경계 움직임은 이전보다 더욱 예민해졌다. 미국ㆍ영국ㆍ독일ㆍ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은 자국민들에게 여행 경보를 격상하고 외국 주재 공관에 대한 경계 강화를 지시했다. 호주도 자국민들에게 파키스탄 여행 주의를 당부했다. 영국 BBC 방송은 "미국인들은 제1의 공적이 죽었다는 사실에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빈라덴이 죽은 후에도 그들을 괴롭히지는 않을 지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빈라덴의 사망이 오히려 알카에다의 테러 활동을 자극하는 등 사후에도 계속해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 정보 당국에 따르면 빈라덴은 사망 이전에 미리 테이프를 제작했으며, 조만간 알카에다 미디어 채널을 통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육성만 담겼는지 영상까지 포함된 테이프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테이프가 공개될 경우 추종 세력들에게 미칠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그의 사망 보도 이후 파키스탄ㆍ아프가니스탄 등지를 중심으로 추모 물결이 확산되고 있어 이슬람 지역의 반미 감정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크다. 제임스 린지 미국외교협회(CFR) 부회장은 "사람은 죽어도 상징성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지난 20년 동안 알카에다를 이끌어온 빈라덴은 살아 있을 때처럼 이슬람 성전주의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니얼 바이만 조지타운대 교수는 포린폴리시(FP) 기고문을 통해 단기적으로 테러 대비에 더욱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만 교수는 "빈라덴은 죽었어도 알카에다는 건재하다"며 "빈라덴은 자신이 죽은 후에도 살아남을 조직을 만들었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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