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원유생산을 늘리려면 최소한 4~5년은 걸리기 때문에 최근의 고유가 추세는 상당기간 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의 브리티시 피트롤리엄(BP) 등 세계 주요 원유생산업체 경영자들은 지난 주말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모임을 갖고 단기적으로는 원유 생산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현재 유전 개발에 들어가 원유를 실제로 생산하는 데는 아무리 빨라야 4~5년 이상이 걸린다. 10년 이상 소유되는 유전개발 프로젝트도 상당수에 달한다. 이탈리아의 ENI가 개발한 카자흐스탄 유전의 경우 2000년 개발에 들어갔지만 실제 생산은 2008년에나 가능하다.
또 BP가 개발중인 아제르바이잔 유전의 경우 지난 80년대 말 개발에 착수했지만 내년에나 원유를 생산, 수출할 수 있는 실정이다. 결국 개발에서 원유 수출까지 무려 15년이나 걸린 셈이다.
특히 매장량이 많은 기존 유전이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에 이제는 해저 유전 개발을 늘릴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해저 유전의 경우 송유관 건설 등 추가적인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에 개발 프로젝트를 끝내는 데 걸리는 시간도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가장 이른 시일내에 개발할 수 있는 유전은 주로 사우디 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 몰려 있다. 하지만 이들은 메이저들의 참여를 막고 있다. 고유가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졌기 때문에 메이저의 자본 및 기술투자를 허용해야 할 필요성도 적다.
시장전문가들은 유가가 안정되려면 매년 신규 유전을 통해 하루 600만배럴 가량의 증산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기존 유전의 고갈로 하루 400만 배럴분의 원유생산이 감소하는 데다 경제성장에 따른 신규 수요 및 가격안정을 위해 하루 200만 배럴 가량의 여유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