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선진국과 맞먹는 대기업 생산직 임금

국내 대기업들의 생산직 임금수준이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3배이상 높은 일본 미국등 선진국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돼 노동불안과 함께 고임금이 경쟁력을 위협하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임금격차도 갈수록 커져 임금수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조선업체 생산직 평균 연봉은 3,600만원으로 일본의 3,900만원에 거의 맞먹는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5,000달러로 1만달러인 우리보다 3배이상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임금수준이 상대적으로 얼마나 높은지를 알 수 있다. 석유화학 정유 자동차등 상당수 주력업종에서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 생산직의 임금수준이 이처럼 높다 보니 중소기업들과의 임금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기업 생산직평균 임금은 중소기업의 1.7배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종업원수가 30인 미만인 소기업들에 비해서는 2.8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규모의 차이에 따른 임금격차가 좁혀지기는커녕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개별기업의 임금수준이 기업의 수익성과 지불능력에 의해 결정되고 생산성이 뒷받침되는 한 임금수준 자체가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임금결정이 노조의 영향력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거나 소득수준에 비추어 과도하게 임금수준이 높을 경우 중장기적으로 경쟁력 약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실적으로 국내 대기업의 생산직 임금수준이 상당부분 강력한 노조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키 어렵다. 이는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노조의 반발로 해고가 어렵게 될 경우 신규채용이 이뤄지지 못함에 따라 생산직 근로자의 고령화가 나타나게 되고 결과적으로 임금수준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고임금으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잘 알려진 대로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중국을 비롯한 후발국의 추격이 갈수록 빨라지고 산업공동화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대기업의 고임금은 부품업체를 비롯한 중소기업들에 대한 임금 인상 압력요인으로 작용,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의 도태를 가속화시킬 공산이 크다. 우리경제는 물론 대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부품과 소재 등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이 튼튼해야 한다. 대기업 혼자만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고임금에 따른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지 않으려면 생산성 제고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는 중장기적인 안목이 요구된다. <인천=김인완기자 iykim@sed.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