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글로벌뱅크로 가자] <1> 국제경쟁력을 높이자

은행 대형·글로벌화 겨냥 힘 키워야<br>올 순익 사상최대불구 예대마진 중심영업 한계<br>세계 100대은행에 국내선 국민銀만 79위올라<br>불안정한 지배구조·정부 규제등 걸림돌 해소를


[글로벌뱅크로 가자] 국제경쟁력을 높이자 은행 대형·글로벌화 겨냥 힘 키워야올 순익 사상최대불구 예대마진 중심영업 한계세계 100대은행에 국내선 국민銀만 79위올라불안정한 지배구조·정부 규제등 걸림돌 해소를 관련기사 • [글로벌뱅크로 가자] 신한·조흥은행 『 외환위기가 발생한지 8년째가 되는 올해는 우리 은행들에겐 기념비적인 한해다. 그동안 기업구조조정으로 인해 막대한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부담도 마무리되고, 남은 것은 수익을 내는 길이다. 이제 우리 은행들의 명제는 국제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은행산업에서 미국의 씨티그룹, 일본의 미쓰비시도쿄그룹과 같은 국제적 플레이어가 나와야 하고, 삼성전자ㆍ현대자동차ㆍ포스코와 같은 제조업과 나란히 국제경쟁력을 발휘해야 한다. 서울경제신문은 이런 취지에서 10회에 걸쳐 시리즈를 게재한다.』 김중회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올해 은행 순이익이 지난해 수준인 8조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그러나 IMF 금융위기의 뒷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충당금 환입이 올해로 마무리되면 내년부터는 예대마진 축소 등으로 인해 경영여건이 다시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고 지적한다. 당장 이익이 크게 늘어나 좋기는 하지만 은행권의 앞날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는 얘기다. 우리 은행권의 경쟁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는 업계에서도 들려온다. 박성목 우리은행 전략담당 부행장은 “네덜란드의 ABN암로는 유럽의 작은 은행이지만 네덜란드의 GDP(국내총생산) 순위보다도 막강한 영향력을 국제 금융시장에 발휘하고 있다”면서 “우리은행보다도 규모가 작은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 은행권의 미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더뱅커지(The Banker)지가 지난 해 발표한 세계 100대 은행에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국민은행 만이 79위에 올라왔을 뿐이다. 글로벌 금융계에서는 최근들어 대형화와 글로벌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 금융환경을 들여다봐도 지난해 씨티그룹이 한미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는 SCB가 제일은행을 인수했고, 매각을 앞둔 외환은행을 놓고 HSBC 등 다른 은행들이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노무라증권은 최근 중국에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했다. 중국 4대은행의 하나인 건설은행은 국유상업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외자도입을 결정해 9%에 달하는 지분을 BOA에 매각했다. 전세계적인 금융장벽은 빠른 속도로 제거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맞춰 은행의 ‘대형화’는 새로운 물결로 떠오르고 있다. ‘잃어버린 10년’의 원흉이라 지탄을 받았던 일본 금융계는 대형화를 통해 새로운 영향력 확보?나서고 있다. 미쓰비시도쿄파이낸셜그룹(MTFG)과 UFJ홀딩스는 지난 2월 지주회사간 합병을 통해 1조9,000억달러의 자산규모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세계 최대인 씨티그룹(1조5,000억달러)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했다. 유로지역의 대형화도 꾸준히 추진돼 최근에는 이탈리아 최대은행인 유니크레디토 이탈리아노가 독일 2위인 HVB그룹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IMF 금융위기 이후 우리 금융권은 지속적으로 대형화와 수입 다각화의 길을 걸어왔다. 김동원 국민은행 부행장은 “서비스를 비롯한 몇 가지 부문에서는 우리 금융권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그래서 최근 외신이 미국은행이 진출해 고전하고 있는 1순위 국가로 한국을 꼽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은행권이 과거 관치에 따른 예대마진 영업을 중심으로 영업을 하다보니 상품개발부터 상담, 판매, 위험관리 등 전체 프로세스를 보면 여전히 국제적인 수준에 뒤쳐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권이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는데 걸림돌로 작용하는 요인을 보면 은행 내부적으로는 ‘지배구조’, 외부적으로는 정부가 제시한 ‘각종 규제’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자본의 금융진출 진입장벽과 정부의 금융산업 민영화가 추진되면서 국내은행은 주인없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은행장의 경영권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보장된 은행에 비해 경영진 변동이 잦았던 은행의 이익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은행 CEO가 경영성과에 걸맞게 장기간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영진의 연속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장기간에 걸친 성洋첨@?마련해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경영진의 독주 등 부작용은 이사회 활성화를 통해 얼마든지 견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산업 내 균형발전을 전제로 한 은행권에 대한 규제도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됐다. 예대마진 축소에 따라 새로운 수수료 수입 확보가 중요하지만 교차판매에 필요한 ‘자문수수료’ 서비스는 근본적으로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다. ATM기 수수료를 비롯한 각종 수수료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규제도 지속되고 있다. 국내은행들은 최근 금융감독당국의 지도에 따라 이 같은 수수료를 인하하고 있지만 최근들어 미국은행들은 ATM기 수수료를 인상하고 있는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룬다. 파생상품 등 새롭운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부문에 대한 법규 미비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국제금융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제 신용파생상품 거래는 과거 4년간 12배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국내 거래금액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이 기간동안 외환부문과 파생상품 부문에서 각각 35.5%, 81.8%의 성장률을 보였다. 은행권의 인력구조가 고령화되고 있는 반면 전문인력이 부족한 현실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권의 인력구조에서 차지하는 책임자의 비중은 지난 97년 39.2%에서 지난 2003년에는 55.5%로 늘어나 전형적인 항아리형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전문인력은 오히려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로 IMD(스위스 국제경영원)가 발표한 지난해 금융인력 관련지표에서 한국은 45위를 기록, 싱가폴(4위), 홍콩(12위)은 물론 중국(39위)에도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있는 노동조합은 은행권의 인력구조조정을 가로막는 장애가 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은 각종 신종 금융상품 개발 과정에서 우리 금융기관들이 해외 금융기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도록 하고 있다. 최영권 국민은행 신탁자산운용팀장은 “지난해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각종 지수 연계상품의 워런트 개발은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독식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 같은 워런트를 개발한 금융기관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인력이 없기 때문에 신상품 개발에서 뒤쳐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전문가들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금융허브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은행산업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수출산업이 한계점에 도달한 상황에서 내수산업의 핵심인 금융산업은 수출과 내수를 잇는 가교가 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해외진출을 통해 국내산업 성장을 이끄는 핵심 엔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취재반 = 금융부 조영훈차장 최인철기자 조영주기자 김정곤기자, 서정명 뉴욕특파원 입력시간 : 2005/07/1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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