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는 글로벌 빅4 자동차 공조업체인 한라공조를 인수해 만도와 함께 시너지효과를 낸다는 계산이다. 관건은 한라공조 지분 69.99%를 갖고 있는 비스티온의 의향이다. 만도측은 비스티온의 지분 매각 여부에 대해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만도측은 7일 “한라공조 대주주인 비스티온은 지분구조가 주로 재무적투자자(FI)들로 이뤄져 있어 가까운 미래에 주주들의 자금회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한라공조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비스티온에 대해서도 “현 재정상황을 감안할 때 비스티온 자체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높다”며 “비스티온을 인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도가 한라공조 재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는 한라공조를 상장폐지 시키고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전환하려했던 비스티온의 시도가 사실상 물건너 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스티온은 한라공조의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기 위해 지난달 5~24일 잔여주식 25.01%에 대한 공개매수를 추진했다. 그러나 8.10%(6월말 기준)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 불참 선언을 하면서 공개매수 계획을 잠정 철회했다. 일각에서는 비스티온이 2차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한라공조 인수 의지가 강력한 만도가 국민연금 보유지분에 우선 매수청구권을 쥐게 되면서 비스티온이 자진 상장폐지 요건인 지분율 95%를 충족시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일각에서는 비스티온이 만도의 매각 요구에 응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비스티온이 당장 현금 마련에 나서야 할 상황도 아닌데 알짜 자회사인 한라공조를 매각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현금 여력도 없는 만도가 국민연금과 손을 잡고 자진 상장폐지를 저지한 것 이외에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만도가 한라공조의 상장폐지 가능성을 차단하고 주주로서 M&A 협상력을 높인 것은 사실이지만 비스티온으로선 주력 자회사를 매각하는 결정을 쉽게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송성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비스티온으로선 알짜 자회사인 한라공조를 매각하면 사실상 자동차 부품 사업을 접는 것인데 지분 매각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만도가 우선 매수청구권 보유로 협상력을 가지고 있어 FI들이 원하는 가격 조건을 제시한다면 협상에 시간은 걸리겠지만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