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인 가디언은 최근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 세계 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이 머지않아 미국을 대신해 세계 경제 성장의 제1 공헌자임을 자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수년간 중국 경제가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2003년 이래 4년간 10% 이상의 고속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성장속도가 더 빨라져 2ㆍ4분기에는 성장률이 11.9%로 12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증시 거품붕괴, 물가불안, 미국발(發) 위기 등의 현실화 가능성을 제기하며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주식시장의 모습이 1987년 ‘블랙 먼데이’와 ‘잃어버린 10년’ 직전의 일본의 주식시장과 유사하다”면서 “거품붕괴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과연 미국을 능가하는 경제역량을 발휘하면서 초강대국으로 부활할 것인가, 아니면 경제 경착륙과 함께 ‘중화부흥’의 꿈은 한낱 물거품으로 사라져버릴 것인가. 고성장론-경제지표 보면 미래 밝아…中정부도 낙관적 전망 중국 경제에 대한 위기론이 나온 지 벌써 10년이 되지만 중국은 그런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고도성장을 구가해왔다. 중국인들은 앞으로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나가며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할 것으로 낙관한다. 따라서 글로벌 뭉칫돈이 중국으로 흘러들어 중국 금융시장의 활황세가 지속된다는 것.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중국 경제의 미래는 매우 밝다. 중국의 지난 1~9월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 중국은 이 같은 성장을 바탕으로 올해 독일을 제치고 미국ㆍ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은행이 예측한 경제성장률 11.3%를 적용할 경우 올해 중국의 GDP는 약 3조1,400억달러에 이르지만 독일 GDP는 성장률 2.5%를 감안하면 올해 3조달러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핑안(平安)증권연구소는 "중국의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11.5%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5%포인트 높아지는 등 최근 상황을 감안하면 중국 경제의 고성장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정부가 자가진단한 경제전망도 낙관적이다. 리샤오차오(李曉超)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2000년부터 2006년까지 1인당 GDP는 7,858위안(약 98만원)에서 1만6,084위안으로 증가했으며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이 기간 1.69배가 늘었다"면서 "2020년까지 1인당 GDP를 2000년의 4배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 달성에 문제가 없으며 이미 목표치의 40% 이상을 이뤘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무역총액도 전년 대비 20% 늘어난 2조1,000만달러를 기록, 독일을 제치고 세계 2위의 무역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제의 이 같은 초고속 성장을 지속시키는 힘은 막강한 제조업 생산능력에서 나온다. 중국의 경제전문지인 21세기경제보도는 최근 특집기사에서 "중국은 2015년 전세계 생산총액의 27%를 점유할 것"이라며 "이는 중국이 가장 강대한 1세기(한(漢)제국시대)의 세계 생산총액 점유율 26%를 2,000여년 만에 넘어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제조업의 성장을 바탕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무기 삼아 다시 '중화부흥'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위기론-물가등 3대 불안요인…고속순항 교란시킬 수도 중국 경제는 고도성장이 남긴 수많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안으로는 제조업에 집중된 과잉투자로 산업 간 불균형, 환경파괴, 양극화 확산 등 경제불균형 문제에 직면해 있고 밖으로는 막대한 무역흑자 때문에 통상마찰이 커지고 미국 등으로부터 위안화 절상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요즘에는 ▦물가불안 ▦증시 거품붕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등 3대 불안요인으로 중국 경제의 고속순항이 일시에 교란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중국 정부로서는 무엇보다 물가가 가장 큰 걱정이다. 물가안정은 민생안정의 핵심적 요소로 이에 대한 불만이 높아질 경우 정치 및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지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6.2%로 전월 6.5%에 이어 2개월 연속 6%대를 넘어섰는데 이는 10여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중국 정부는 물가불안이 정권에 대한 불만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다. 증시의 거품붕괴 가능성도 걱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현재 중국 기업들의 주가이익비율(PER)은 69배로 닷컴 거품붕괴 직전의 나스닥이나 일본ㆍ대만 증시의 과열 당시에 버금갈 정도로 높은데다 기업들의 실적 뻥튀기도 심각하다"면서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은 주가 급등은 결국 종말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 경고대로 증시 거품붕괴가 현실화한다면 은행 돈을 빌려 주식에 손을 댄 투자자들이 대거 상환불능 상태에 빠지게 되고 은행 부실화와 경기의 급강하 등의 대란이 연쇄적으로 폭발할 수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인한 미국발 경제위기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하지밍(哈繼銘) 중국국제금융공사 수석경제학자는 "중국의 대미 수출 총액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크다"며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미국 경기가 추락할 경우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위기가 오더라도 충분한 방파제가 있다고 자신한다. 선밍가오(沈明高) 씨티뱅크 수석경제학자는 "설사 미국 경제가 심각한 하락국면을 맞게 되더라도 단기적인 침체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 수석경제학자도 "미국 달러화의 평가절하에 따라 금ㆍ구리 등 국제상품가격이 높아지고 신흥시장의 유동성 과잉 등의 문제가 있지만 중국은 풍부한 외환보유고 덕분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발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