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북(北)캅카스 지역의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반군 단체인‘’빌랴트 다게스탄’은 19일(현지시간)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동영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당신과 소치 올림픽 방문객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며 테러 공격을 암시했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두 남성은 아랍어가 적힌 검은색 플래카드 앞에 앉아 러시아어로 “당신은 당신 방식 대로 일을 하고 우리도 우리 방식 대로 일을 한다”며 “그래서 우리는 당신과 그곳(소치)에 올 방문객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당신이 올림픽을 개최하면 우리의 선물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는 아프가니스탄과 소말리아, 시리아 등 세계 곳곳에서 매일 흘려지고 있는 무슬림의 피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동영상은 지난달 말 러시아 남부도시 볼고그라드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폭탄 테러가 술레이만과 압두라흐만으로 불리는 이 두 남성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동영상은 이들이 이라크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단체 ‘안사르 알순나’ 소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동영상은 이들이 테러 공격에 앞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볼고그라드에서는 지난해 12월 29일과 30일 철도 역사와 트롤리 버스에서 잇따라 폭탄 테러가 발생해 34명이 사망하고 60여명이 부상한 바 있다. 협박 동영상이 공개된 후 러시아 하원 의원 미하일 마르켈로프는 자국 통신·정보기술 감독청과 검찰에 해당 사이트 접근을 차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후 사이트 접근은 차단됐다.
볼고그라드 테러 사건 이후 러시아 전역에서는 보안 강화 조치가 취해졌다. 러시아 당국은 국내 공항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기에 대해 액체류 기내 반입을 전면 금지했다. 소치를 비롯한 주요 도시의 모든 기차역에서는 승객과 수하물을 점검하는 절차가 한층 강화됐다.올림픽 경기장 및 관련 시설 출입은 사진과 신상정보가 담긴 출입증을 지닌 사람들에게만 허용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7일 ABC와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에서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소치에 경찰 4만명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도 올림픽 참가국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마이클 맥콜(공화·텍사스) 미국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은 문제의 동영상이 공개된 뒤 ABC와의 인터뷰에서 “이 위협은 실질적인 것”이라며 “이슬람 반군들의 올림픽을 노린 공격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군과 정보기관은 올림픽 기간 테러 등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자국민 대피 등 긴급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소치 동계올림픽은 다음달 7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