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국바둑 '대공세' 시작

‘중국바둑이 몰려온다.’최근 국내 정상급 기사들이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중국에 덜미를 잡히는 빈도가 늘어나며 ‘중국바둑 경계령’이 확대발령 되고 있다. 새천년 세계바둑 맹주자리를 다툴 라이벌로 일찌감치 중국이 꼽히긴 했지만 최근 양상은 추월의 조짐이라 할만큼 심상치 않다. 국내에서 중국출신 루이나이웨이 9단에게 휘둘리고 있는 한국 기사들로선 머잖아 안팎으로 공중증(恐中症)에 시달릴지도 모를 일이다. 22일 서울 농심사옥에서 벌어진 제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 3라운드에서 조훈현 9단이 창하오 9단에게 패한 것이 최근 분위기의 반영. 루이에게 국수를 내주는 등 국내기전 부진을 국제대회에서 만회하려던 조 9단은 초반 유리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중반 실착을 범해 역전패했다. 조 9단은 창 9단과의 역대전적서 3승2패로 앞서 있었지만 이날 패배로 팽팽한 균형을 허용했고 최근 전적에선 지난해 삼성화재배에 이어 2연패로 오히려 뒤지게 됐다. 지난해 12월 개막된 제2회 춘란배세계대회(중국 주최) 양상은 ‘심각’하기까지 하다. 1회 대회때 4강에 3명이 올라 결승에서 조훈현_이창호 사제대결 잔치를 벌였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선 8강에 조훈현 9단 1명만이 진출, 5명이 대거 8강에 오른 중국과 대조를 보였다. 이창호 9단이 상대전적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있던 마샤오춘 9단에게 불계패하며 ‘이창호 징크스’를 벗는 계기를 제공했고 유창혁 9단, 최명훈 7단도 펑첸 3단(15) 콩지에 5단(17)등 이름조차 생소한 중국의 신예들에게 덜미를 잡혔다. 최근 제4회 LG배세계기왕전에서 중국은 4명이 대거 8강에 올랐고 4강에서 조훈현 9단을 꺾은 위빈 9단이 현재 결승에서 유창혁 9단과 1승1패의 접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창하오 9단의 득녀소식을 상하이의 일간지들이 대서특필할 정도로 인기절정인 중국바둑의 대공세 이미 시작된 느낌이다. 김후영 기자입력시간 2000/03/2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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