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전력사용 제한령' 발동… 산업현장 풍속도 바뀐다

심각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이 1일부터 수도권과 도호쿠지역을 대상으로 전력사용 제한령을 발동했다. 이에 따라 주말에 공장을 가동하고 반일 근무제가 확산되는 등 일본 산업현장의 근무 환경이나 휴일 풍속도에 변화의 바람이 휘몰아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산케이신문 등 일본 현지언론들은 30일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여름철 전력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7월 1일부터 수도권ㆍ도후쿠지역을 대상으로 작년 대비 15% 절전을 의무화하는 전력사용제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37년전 1차 석유위기 당시에도 화력발전소의 연료 절약을 위해 전력사용을 15% 제한한 바 있다. 일본 정부가 전력사용제한에 나선 것은 대지진과 쓰나미로 도쿄전력과 도호쿠전력의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대거 중단되면서 전력 공급이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다 지난 29일 도쿄지역의 최고 기온이 섭씨 35도까지 치솟으면서 도쿄전력 관내의 전력수요는 최고 4,570만㎾로 최대 공급능력(4,900만㎾)의 93%에 육박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쓰나미 피해를 본 화력발전소의 복구 등을 통해 다음달 말까지 최대 전력 공급을 하루 5,520만㎾로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작년 여름의 최대 전력수요인 5,700만㎾에는 미치지 못한다. 도쿄전력은 “최대 전력공급량의 97%까지 전력사용이 늘어날 경우 관할구역에 정전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도쿄전력과 도호쿠전력은 기업과 가정에 전력 수급상황을 알리기 위한 ‘전기예보’도 실시하기로 했다. 일반 가정에는 현재의 전기사용량과 절전목표 등을 표시해주는 ‘스마트메타’도 보급되고 있다. 전력회사에 목표 사용량을 제시하고 목표 사용량보다 적게 사용할 경우 경품이나 가격할인을 받는 제도도 눈길을 끌고 있다. 원전 사고로 인해 전력이 부족한 일본 기업들은 여름철 근무방식과 휴가기간까지 바꾸는 등 업무 차질을 최소화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전기 수요가 많은 도요타·닛산·혼다·마쓰다 등 자동차업계는 이날부터 15% 절전을 위해 목요일과 금요일에 쉬고 상대적으로 전력 사용이 적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공장을 가동하기로 했다. 자동차메이커들은 오는 9월까지 이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목·금요일 휴무에는 13개 자동차업체와 440개 부품업체가 참여하며 하청업체까지 포함하면 근로자 80만명의 휴일이 바뀌게 된다. 시가 토시유키 닛산자동차 최고경영자(CEO) 겸 일본자동차공업협회 회장은 “전력 수요가 적은 주말에 생산을 늘리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절전과 자동차 생산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동전화회사 KDDI는 7~9월에 하루 절반만 일하는 반일(半日) 근무제를 도입한다. 전체 1만2,000명의 직원 중 40%는 오전 7시부터 정오까지 아니면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선택해서 근무하고 오후에는 재택근무를 한다. 출근할 필요가 없는 연구·기획 부문은 종일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한다. 일본 최대 전기ㆍ통신회사인 NTT도 오는 7~9월 도쿄 본사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반나절 재택근무 제도’를 시행한다. 후지쓰(富士通) 등은 여름철에 일부 사업장에 대해 주말을 포함해 주 4일 휴무제를 운영하기로 했다. 냉난방 수요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고육책이다. 잡지사 등 출판업체들도 평소처럼 월말에 집중적으로 인쇄를 할 경우 전력 수요를 급증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잡지 제작일을 앞당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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