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물경기 장기침체’ 경고등 켜졌다

■ 4월 산업활동 동향 4월 산업활동동향은 실물경기가 장기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이다. 모든 지표가 악화일로다. 1분기보다 2분기가 더 걱정이라는 경제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자칫 저(低)성장 국면이 장기화되는 L자형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출과 건설도 증가세 꺾여=4월 실물경제 악화는 예견됐던 일이다. 하지만 소비위축→재고 증가→ 생산ㆍ출하 둔화→설비투자 감소 등 경기 악순환 구조가 가속화됐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그나마 버티던 수출과 건설마저 증가세가 둔화된 점이다. 생산자제품출하에서 수출은 전년 동월에 비해 6.7% 늘었으나 지난 2월과 3월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건설기성 역시 지난 3월의 16.9% 증가에서 11.9%로 뚝 떨어졌다. 새 정부가 경기 급냉을 막기 위해 연초부터 재정 조기집행에 나섰다는 점을 감안할 때 건설 경기가 상대적으로 안좋아지고 있다는 점은 정책이 먹히지 않고 있음을 대변한다. 때문에 정부가 6월경에 편성할 추경예산마저도 실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민경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본격 하강이라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현재의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을 보면 하강 징후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도 불투명=문제는 앞으로도 경기가 나아지기는 커녕 악화될 공산이 크다는데 있다. 5월 이후에도 사스 여파,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둔화되고 있는데다 건축허가면적이 줄어드는 등 건설경기도 가라앉고 있어 극히 비관적이다. 특히 최근의 원화강세는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원화표시 외평채 발행을 서두를 정도로 수출에 위협적인 요인이다. 가뜩이나 내수가 부진한데 수출마저 막히면 경기침체 장기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또 정부가 4조원 규모의 추경예산 편성을 추진하고 있으나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실제 경기에 반영되는 데는 시차가 있는 만큼 경기를 떠 받치는데 한계가 있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6~7개월후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지난해 4월이후 12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박기승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심리 냉각과 투자 위축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갈등에다 수출부진까지 겹쳐 상당기간 경기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경제 회복에 기대 걸어=현재로서는 하반기이후 미국경제를 비롯한 세계 경제가 살아나 수출이 다시 활기 띠기를 기대하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물론 정부가 조기 재정집행을 확실하게 시행하고 추경예산이 되도록 빨리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재계가 성장 동력인 설비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 즉 노사안정ㆍ규제완화 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도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정책의 일관성과 원칙에 입각한 행정처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임석훈기자 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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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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