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케빈 나, 메모리얼 토너먼트 연장전 드라이버샷 실수로 우승 내줘


선두를 달리던 마스터스 챔피언 버바 왓슨(미국)도, 그를 추격하던 세계랭킹 1위 애덤 스콧(호주)도 아니었다. 세계 강호들이 격돌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는 일본의 신예 마쓰야마 히데키(22)를 예비 스타 반열에 올려놓고 막을 내렸다. 재미교포 케빈 나(31·나상욱)는 연장전 끝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아쉽게 놓쳤다.


2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빌리지GC(파72·7,265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 왓슨과 스콧 등이 후반 들어 줄줄이 무너지면서 순위표 맨윗줄에는 나란히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케빈 나와 마쓰야마의 이름이 올랐다. 케빈 나는 미국 국적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난 선수다. PGA 투어 대회에서 사상 첫 아시아 선수끼리의 연장전이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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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홀(파4·484야드)에서 펼쳐진 첫 번째 연장 승부에서 케빈 나는 드라이버 샷을 페어웨이 왼쪽 워터해저드에 빠뜨려 4타 만에 그린을 밟았다. 마쓰야마도 벙커와 러프를 오가며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3m가량의 내리막 파 퍼트를 성공시켜 생애 첫 PGA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두 시간 먼저 경기를 끝낸 케빈 나는 그냥 기다리다가 우승할 수도 있겠다며 농담을 했고 그렇게 될 뻔했다. 이날만 8언더파 64타를 몰아쳐 전날 공동 20위였던 그는 일약 선두가 돼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마쓰야마에게 연장전에 끌려가 패하고 말았다. 두 시간을 기다린 뒤 연장전에서 친 티샷이 왼쪽으로 휘어진 게 화근이었다. 4년 만의 두 번째 우승은 놓쳤으나 수확도 있었다. 70위였던 세계랭킹이 50위 이내로 올라가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 오픈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그는 당초 3일 열리는 US 오픈 예선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약 6억8,000만원의 상금도 챙겼다.

마쓰야마에게는 난도가 가장 높은 18번홀이 우승의 디딤돌이 됐다. 강자들이 고전한 이 홀에서 마쓰야마는 1976년 시작된 이 대회 역사상 최초로 나흘 연속 버디를 잡은 우승자가 됐다. 이 홀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도 까다로운 내리막 파 퍼트를 홀에 떨궈 승부를 마무리했다. 4라운드 18번홀 경기 때는 티샷이 벙커로 날아가자 드라이버를 땅에 내리쳐 헤드 연결 부분을 부러뜨리기도 했다. 규칙상 연장전에서는 클럽을 교체해도 상관이 없었지만 새 드라이버 대신 3번 페어웨이우드로 티샷을 해 파를 잡았다. 111만6,000달러(약 11억4,000만원)의 상금과 함께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왓슨은 3위(12언더파), 스콧은 공동 4위(10언더파)로 마감했다. 2007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최경주(44·SK텔레콤)는 공동 28위(4언더파)에 올랐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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