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세계 에너지시장 타이트오일 뜬다

셰일가스 가격 하락 맞물려 생산량 3년새 800배 급증<br>셰일가스와 채굴기술 같고 자동차 원료로도 사용 가능


셰일가스에 이어 타이트오일(일명 셰일오일)이 세계 에너지 시장은 물론 국내 산업계에 핫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가스와 달리 타이트오일은 휘발유와 성분이 유사해 자동차 원료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타이트오일은 셰일가스가 매장된 셰일층에 존재하는 원유로 탄소 함유량이 많고 황 함량이 적은 경질유이다.

7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북미 시장에서 셰일가스 채굴에 주력하던 에너지회사들이 최근 들어 타이트오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셰일가스 가격이 생산량 증가로 크게 하락하는 등 여건 변화가 오일 생산량 증대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미국의 타이트오일 생산량은 하루 200만배럴 수준이다. 2009년에는 하루 2,500배럴 수준으로 3년 만에 800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가동 중인 굴삭리그(가스ㆍ석유 시추에 필요한 기계) 현황을 보면 2010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오일 굴삭리그 수가 가스를 첫 추월했다. 그 뒤 현재까지 오일 굴삭리그 수가 가스를 앞서고 있다.


셰일가스에서 타이트오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은 가스 가격이 생산량 증대로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100만BTU당 가스 가격이 종전 8~10달러에서 현재는 2~3달러로 추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천연가스 가격이 3달러 이하면 셰일가스 채산성 유지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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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의 경제성이 떨어진 반면 셰일가스 채굴 기술로 타이트오일을 채굴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한마디로 셰일가스 채굴 기술을 그대로 적용하면 가스보다 몇 배 비싼 석유를 뽑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타이트오일 생산량 증대는 이미 세계 원유 시장에 조금씩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통 석유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는 것이 그 중 한 예. 또 타이트오일 생산량이 급작스레 증가하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는 최근 원유 감산을 논의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타이트오일 가격은 아직 생산량이 적어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전통 원유의 절반가량을 조금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타이트오일 생산량 증대는 국내 산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당장 석유화학 업계는 원료인 납사를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셰일가스뿐만 아니라 타이트오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정유업계 입장에서는 원유 가격 하락 등으로 채산성 악화라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는 것도 현실이다.

특히 전통 원유보다 싼 타이트오일 생산량이 늘어나게 되면 자동차 산업 등 산업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고유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원유는 산업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친다"며 "장기적으로 타이트오일 등장으로 산업지도가 다시 그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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