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지난달 31일 찾은 국립공주병원(정신의료기관)의 이병문 원장은 "우리 병원에서는 건강보험 적용 환자와 기초생활수급자 환자를 치료할 때 차별을 두지 않는다"며 "치료 약은 물론 먹는 밥도 동일하다"고 말했다.
여느 병원과 달리 1인실 등 VIP 병실이 없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라는 게 병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원장은 "병원 입장에서는 의료급여 환자에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약을 쓰면 수익 면에서 손해지만 국립병원은 수익보다는 공공성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병원에서 비용을 지나치게 따져 정신질환자에게 보험이 적용되는 정신 약물만 주로 쓰다 보니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정신 약물의 급여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200여명의 입원환자와 40여명의 외래환자로 국내 정신의료기관 중 최대 규모인 국립공주병원은 환경 면에서도 차별화된다. 우선 흔히 정신병원 하면 떠오르는 쇠창살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 원장은 "최대한 환자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 환자들은 운동장이나 병원 뒤편 산책로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들의 사회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구축된 '데이케어 센터'도 눈길을 끌었다. 데이케어 센터는 안정·재활치료를 마친 환자들이 서로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심리극, 합창, 동물보조 치유활동 등의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어린이 환자 전용 시설을 일반 병동과 분리해 운영하는 것도 이 병원의 특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여전히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 해 국회에 제출된 경증 환자를 정신질환자 범위에서 배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정신보건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