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우중, 그가 돌아왔다] 지친 기색 역력…“모두 내책임”

■ 귀국·검찰수사 이모저모<BR>공항서 인파에 떠밀려 준비한 휠체어못타<BR>시위대 물세례…호송차량 유리 깨지기도<BR>검찰 “특별대우 없다” 病舍독방 수감될듯


김우중 맞는 두 모습 ‘적의와 호의, 항의와 환영.’ 14일 오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입국에 앞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대우피해자대책위원회를 비롯한 각종 단체 회원들이 김 전 회장의 입국에 항의하는 시위를벌이고 있다.(아래) 반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앞에서는 옛 대우 임직원들이 대거 몰려 김 전 회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 하노이공항에서 서초동 대검청사까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귀국길은 5시간여 만에 끝났다. 하지만 병들고 지친 김 전 회장은 5년8개월여 만에 고국을 밟은 감회에 젖을 틈도 없이 체포영장을 가진 검찰 수사관과 자신의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대부터 조우해야 했다. ○…하얀 와이셔츠와 분홍색 넥타이에 감색 정장을 한 김 전 회장은 체포영장을 집행하러 나온 대검 수사관들에게 두팔을 낀 채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회장은 지병에다 4시간 가량의 야간비행으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으며 수염을 깎지 않아 초췌한 모습이었다. 김 전 회장이 브리지(탑승교)를 빠져나오자마자 검찰 수사관이 미란다원칙을 고지하면서 분식회계ㆍ사기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검찰 측은 김 전 회장이 프랑스 국적을 갖고 있으므로 프랑스 법률에 따라 변호인 면접권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도 했다. ○…영장집행 과정에서 검찰이 무리하게 포토라인을 무너뜨려 취재진과 경찰ㆍ공항관계자 등 100여명이 뒤엉켜 소란이 빚어졌다. 이에 따라 김 전 회장은 인천공항에서 미리 준비한 휠체어를 타지 못하고 인파에 떠밀려 입국장을 빠져나가야만 했다. 소란은 입국장을 빠져나가는 30여분 내내 이어졌다. 시위로 한동안 탑승 못해

○…입국장을 빠져나온 김 전 회장이 대우차 정리해고 원상회복투쟁위원회와 대우피해자대책위원회, 민주노동당 당원 등 시위대에 가로막혀 7분 가량 호송차량에 탑승하지 못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입국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는 김 전 회장을 향해 물을 뿌리고 피켓을 던지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이 차량에 오르는 순간 이를 가로막는 시위대와 경찰이 뒤엉켜 호송차량 뒷유리가 깨졌으며 일부 시위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앞에는 이른 새벽부터 몰려든 전ㆍ현직 대우그룹 임직원과 기자로 장사진을 이뤘다. 그러나 시위대의 격렬한 항의 등으로 북새통이었던 공항과는 달리 대검청사는 비교적 차분했다. 오전6시40분께 청사에 도착한 김 전 회장은 1층 민원실 앞에 마련된 포토라인 앞에서 잠시 언론의 사진촬영 등에 응했다. 김 전 회장은 취재진에게 “대우사태에 대해 내가 전적으로 책임지려고 돌아왔다. 자세한 것은 검찰에서 밝히겠다”는 짧은 한마디를 남긴 뒤 대검 관계자와 함께 곧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정치인 소환계획 없어”

○…김 전 회장은 고령인데다 지병이 있는 점이 감안돼 서울구치소 병사(病舍)에 수감될 예정이다. 법무부는 14일 “김 전 회장의 귀국에 대비해 서울구치소 병사의 독방 하나를 비워놨다”며 “김 전 회장에 대한 특별 대우는 없다”고 밝혔다. 민유태 대검 수사기획관은 수사와 관련, “수배혐의 관련 옛날 조사자료가 어마어마해 수사에 최소한 50일간이 걸릴 것 같다”면서 “현재로서는 경제관료나 정치인들은 조사하기 위해 소환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국적을 갖고 있는 김 전 회장은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에서 발급한 ‘임시여행증명서’로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 97년 가족과 함께 프랑스 국적을 취득, 현재 외국인 신분인데다 5년8개월에 이르는 장기간의 외국생활로 국내 여권의 유효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의 일행은 소의영 아주대 의대 교수와 법률대리인인 김&장 소속 조준형 변호사, 개인비서 등 모두 5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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