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중국 증시 역사적 저점… 분할 매수 기회

이달 들어서 10% 넘게 하락<br>조정때 중장기 투자 해볼만


한국 증시가 미국(양적완화 축소)과 중국(제조업 경기 부진)의 원투펀치를 맞았다면 중국은 위완화 절상, 7월 채무만기도래 물량 등 잔펀치에 이은 버냉키 쇼크의 결정타로 이틀 연속 휘청거렸다. 상하이종합지수가 심리적 저항선인 2,000포인트선까지 위협 받는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역사적 저점 수준인 만큼 분할 매수 기회라는 입장을 보였다.

21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52%(10.92포인트) 하락한 2,073.10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강세를 보이던 중국 증시는 지난 2월 2,400포인트선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후 약세로 돌아섰다. 특히 6월 들어서만 10% 이상 급락하며 2,100선마저 무너졌다.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국내 중국 관련 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꾸준히 유입됐지만 올해 4월부터 순유출로 돌아섰다. 4월 이후 지난 20일까지 빠져나간 자금만 909억원에 달한다. 중국 증시가 강세를 보인 올해 초부터 3월까지 3,974억원이 순유입됐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중국 증시의 약세는 경기둔화 우려감과 함께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이머징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하이종합지수가 2,000포인트선 마저 붕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6월 중국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의 예상치(49.1)보다 낮은 48.3으로 발표되면서 시장의 실망감이 컸다. 이번 발표로 중국의 제조업경기 부진이 확인됐고 글로벌경기 불확실성과 위안화의 지속적인 절상으로 대외수출 여건이 비우호적이라는 점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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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충격도 한 몫 했다. 미국이 단계적으로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출구전략으로 이머징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영향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며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 외에도 중국 내에서 7월 전후로 채무만기도래 물량이 집중돼 있어 유동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7월 말 일부 증권사에서 그동안 쌓여 있던 기업공개(IPO) 물량을 대거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어서 시중 자금이 공모주에 몰려 대형주 비중이 높은 지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하강 압력과 기업의 상반기 실적 우려, 유동성과 증시수급, 대외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3ㆍ4분기 상하이종합지수는 1,950~2,200포인트 구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수적으로 접근하되 지수가 2,000포인트선 아래로 떨어지면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며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일 기준으로 상하이종합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2배 수준이다. 2009년 6월 1,960포인트선의 PER 9.5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낮아진 만큼 분할 매수를 통한 중장기 투자를 위한 기회라는 시각을 보인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머징 시장에서 자금 유출은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면서도 "중국은 이머징국가 중에서 여전히 가장 매력적으로 저점인 현재 주가 수준에서 부분 매수를 하며 하반기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것도 좋은 투자 전략"이라고 말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중국 증시의 PER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역대 최저 수준"이라며 "중국은 여전히 고성장하는 국가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보면 조정 받을 때가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조 센터장은 이어 "다만 중국은 시스템적인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지수형 상품보다는 우량주에 집중, 장기 투자하는 상품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김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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