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ㆍ파산종합지원센터를 추가로 설치해 금융소외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중소기업 종사자들이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전국 산업단지에서 이동법률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지난 2011년 6월 대한법률구조공단 10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황선태(64ㆍ사진) 이사장은 금융소외자와 중소기업 근로자 등에 초점을 맞춰 이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공단은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법을 잘 몰라 법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무료법률상담과 소송대리, 형사변호 등의 법률지원을 해주기 위해 1987년 9월 설립된 법률복지기관이다.
현재 임직원 수는 914명이며, 전국에 18개 지부 등 123개 사무소를 두고 있다.
황 이사장은 취임 이후 지방에 거주하는 금융소외자를 지원하기 위해 개인회생ㆍ파산종합지원센터를 설치했다.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가 급증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였다.
황 이사장은 "현재 서울, 대구, 부산, 광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개인회생ㆍ파산종합지원센터를 수원, 인천 등에도 단계적으로 설치해 금융소외자를 비롯한 서민들에게 신용회복, 취업지원, 재무설계 등 사회복귀를 위한 종합적인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황 이사장은 금융소외자의 조속한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를 전라남도 광주에 개소했다. 그는 수혜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이번 달 중으로 대전에도 센터가 개소할 예정이다.
법률 사각지대에 남아있는 서민을 지원하기 위해 이동법률서비스도 확대했다. 지역적 한계를 떨쳐버리기 위해 농촌이나 산간지역 등 법률서비스 소외지역을 자주 찾아갈 수 있도록 이동상담차량 운행을 늘린 것이다.
특히 지난 6월부터는 지방 산업단지에서 이동법률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황 이사장이 취임 이후 줄곧 구상해 오던 방안이 새 정부의 중소기업 프렌들리 정책과 맞물려 실행된 것이다.
공단은 앞으로 전국 산업단지과 공업단지를 돌며 중소기업 종사자를 위한 맞춤형 법률상담을 제공할 계획이다.
황 이사장은 "중소기업 근로자뿐만 아니라 사장도 찾아와서 법률 상담을 받는 등 호응도가 높다"며 "순번에 따라 전국을 돌며 이들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취임 이후부터 고객 프렌들리를 강조한 황 이사장은 공단의 상담 방식도 개선해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새로운 상담 방식은 다름아닌 예약상담제다. 제한된 업무시간에 상담을 받으려는 고객이 많다 보니 직원들은 직원대로 시간에 쫓기고, 몇시간씩 기다린 고객도 뒷사람 눈치보며 속시원한 상담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게 작년까지의 상황이었다.
황 이사장은 이러한 문제를 예약제로 풀었다. 지난해 시범운영 기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비월부터 전국 모든 지부에서 예약상담제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그는 "예약상담제 실시 전에는 고객들이 길게는 1시간30분 이상 기다려야 하고 직원들도 시간에 쫓겼는데, 제도 도입 후 직원들은 고객이 온라인으로 기입해 둔 상담 내용을 미리 보고 준비할 수 있어서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고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
공단 직원들은 공단의 이러한 변화가 이사장의 현장방문에서 나왔다고 평가한다. 잦은 현장 방문으로 고객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귀 기울이고 고민한 결과라는 얘기다.
황 이사장은 취임 이후 전국 18개 지부 등을 돌며 모두 30회를 웃도는 현장방문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이런 자리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고객 중심으로 직무환경을 대폭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다.
고객을 위한 공단의 변화는 성폭력범죄 피해자 지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공단은 6명의'성폭력범죄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를 임용해 지난 7월1일자로 서울동부지부 등 6개 지부에 배치했다.
이로써 성폭력범죄 피해자는 전문성을 갖춘 국선변호사로부터 사건 발생 초기부터 수사, 재판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법률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앞서 공단은 지난 6월19일부터 모든 성폭력범죄 피해자가 무료로 형사변호를 받을 수 있도록 형사법률구조 대상자와 대상사건을 확대하기도 했다.
황 이사장은 "성폭력범죄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가 없는 지역이나 국선변호사 지정을 받지 못한 성폭력범죄 피해자가 공단에 형사법률구조를 신청하면 공단 소속변호사의 무료 법률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 이사장은 남은 임기 동안 법률지원 확대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공단 설립 이후 법률지원을 받는 이들이 꾸준히 늘어나긴 했지만 차상위 계층까지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소신. "차상위계층은 법률문제 발생시 소송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으로 이들의 권익보호를 위해서는 무료 법률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 2년간 쉼 없이 달려왔지만 황 이사장이 이루고 싶은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법률구조제도를 아시아 국가에 수출하고,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근로자를 위한 법률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다문화가족ㆍ외국인근로자 법률지원센터'를 설치ㆍ운영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아울러 재외동포가 본국관련 법률문제에 대해 공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재외공관과 협력해 현지에서 상담을 진행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황 이사장은 "공단이 설립 이후 많이 발전하긴 했지만, 여전히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다"며 "법률복지에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