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관우, 물감 대신 도장으로 만들어낸 '삶의 표정'

인사아트센터서 개인전


‘도장화가’ 이관우의 개인전이 22일까지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도장화가’라는 별칭은 물감을 사용하지 않고 도장을 화판에 다닥다닥 붙여 작품을 만들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어린 시절, 이사가고 남겨진 집에 버려진 도장을 보고는 묘한 감정이 일곤 했다”는 작가는 “이름이 새겨진 도장은 그 주인의 정체성을 내포하고 있기에 사물이면서 사람들 상징한다”고 말한다. 도장이라는 사물이 함축한 실존의 의미를 깨달은 작가는 99년부터 10년째 도장작업을 계속해 왔다. 도장 속 이름은 ‘이관우’라는 작가 본인의 것부터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존재하지 않거나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의 이름까지 가리지 않았다. 삶의 의미를 간직한 도장들은 마치 모자이크의 입자처럼 화폭 위에서 작품을 구성하는 조형요소로 탈바꿈했다. 이번에 전시된 신작에는 도장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동그란 목도장 위주의 초기작에서 발전해 작가가 직접 새긴 전각, 이름 대신 한자와 도자기를 새긴 도장 등이 사용됐다. 이것들은 또다른 인간 고유성의 상징인 ‘지문’을 그리거나 도자기와 그릇, 불상 등 역사성을 담은 이미지를 형성한다. 작가는 “사람을 대변하는 도장의 집합은 곧 역사성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전통과 자연, 삶의 표정을 담아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100호짜리 작품에는 도장이 1만개 정도 쓰인다. 전각만 2만5,000개가 사용된 대형(552ⅹ227cm) 신작도 전시장에 걸렸다. 우직하게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작업에만 매달리고도 꼬박 한 달이 걸려야 작품 한 점이 완성되는데, 4년만의 개인전에서 총 58점을 선보인다. (02)73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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