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추락하는 금값… 혼돈스런 창구

골드상품 투자?… PB도 헷갈린다


"저금리 추세에 과세 강화
여유자금으로 분할 매수"
VS
"주식·이머징 채권 펀드로
자산 늘리는게 더 바람직"


#KB국민은행 대치PB센터의 신동일 팀장은 16일 평일보다 바빴다. 금 가격의 폭락과 관련한 상품 문의 전화와 방문 고객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것은 매수 타이밍에 대한 문의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이다.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않는다'는 게 투자 상식처럼 돼 있지만 돈의 흐름에 남다른 촉을 갖고 있는 자산가들은 지금을 오히려 매수 적기로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신 팀장은 귀띔했다. 신 팀장은 "저금리 추세가 점점 더 심화되고 과세도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금값 하락에 매력을 느끼는 자산가들이 많다"며 "여유자금으로 분할 매수한다면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어 우리도 매수를 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런 관점에서 금 적립식 펀드, 금 상장지수펀드(ETF)가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우리은행 투체어스 대치중앙센터의 이상도 팀장은 금 관련 상품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가격이 많이 떨어졌지만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고 보는 탓이다. 이 팀장은 "현 경기는 바닥 언저리에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굳이 안전자산인 금을 최우선으로 볼 필요가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금은 시장 상황이 불완전할 때 값어치가 있다"며 "비과세 메리트를 보는 시각도 있는데 비과세에 너무 심취하기보다는 자산증식 관점에서 보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이 PB센터에서는 금 관련 문의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이 팀장은 현시점에서 가장 유망한 금융상품으로 "리스크가 없어지면서 가치를 발생하는 주식이나 어미징 채권 펀드"를 꼽았다.

관련기사



금값이 추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상품을 놓고 PB들 간에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만큼 시장 상황이 안갯속이라는 얘기다. 우호적인 시선으로 분할 매수를 권하는 이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의 투자 가치를 회의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 고객 입장에서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이런 시각 차는 경기 판단과 맞물려 있기도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고객의 자산 규모나 니즈의 상이함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다.

자산 규모가 수십억원을 훌쩍 웃도는 부자 고객일수록 절세와 안전하게 자산을 지키는 데 방점을 찍는 반면 자산이 적을수록 장기 투자가 어려운 만큼 보다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신 팀장은 "금 관련 상품에 반대하는 논리도 일리가 있다"면서도 "고액 자산가들은 수익 몇 푼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가들 중에서도 평소 금에 관심은 있었지만 실제 골드바나 금 관련 상품을 마련하지 못한 분들이 많다"며 "그런 고객들 입장에서는 현재와 같은 국면이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과세 강화로 슈퍼리치뿐만 아니라 일반 부자 고객들도 금 관련 상품에 관심이 많아진 것은 맞다"며 "다만 추세가 급격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3월 초순부터 총 23개 PB센터에서 골드바를 팔고 있는 국민은행은 이달 12일까지 총 234억원치가 나갔다고 밝혔다. 1개 PB센터당 한달 보름여 동안 10억원 정도가 팔린 셈이다. 우리은행 등 일부 은행들도 골드바 판매 등 골드뱅킹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상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