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희비 엇갈린 두 경제단체

“깨끗한 선거를 통해 마침내 중소기업의 힘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중소기업들도 마음만 먹으면 멋지게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모 중소기업 사장) “솔직히 부끄러워 얼굴도 못 들고 다닐 정도입니다. 요즘 전경련의 모습을 보고 누가 대한민국을 이끄는 대표적인 경제단체라고 하겠습니까. 오죽하면 전경련을 해체하고 그 기능을 대한상의나 무역협회로 이관하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겠습니까.”(전경련 소속사 모 임원) 경제5단체 가운데 하나인 중소기업중앙회의 회장 선거가 지난 28일 45년 역사상 가장 깨끗하고도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그동안 투표권이 있는 조합 이사장에게 수천만원씩의 돈 봉투가 오가고 이로 인해 부정선거 시비가 일었던 전례를 곱씹어보면 박수갈채를 받아 마땅할 정도로 깨끗한 선거였다. 특히 선거에서 진 나머지 후보들이 당선자인 김기문 신임회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진심 어린 축하의 마음을 전한 것도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반면 또 다른 경제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회장 선출 작업이 계속 난항을 겪고 있다. 그만큼 시행착오를 겪었으면 이제는 선출 방식을 개선해서라도 회장 선출 작업을 마무리했을 법도 한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만장일치 방식의 기존 회장 선출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런 성과를 내기까지는 뼈를 깎는 ‘자기 반성’과 기득권을 포기하는 ‘양보정신’이 뒷받침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을 통해 선거인단을 기존 연합회 및 전국조합에서 사업조합 및 지방조합으로 대폭 확대, 선거인단 수가 200여명에서 516명으로 늘어났다. 300만명 중소기업인들을 대신하는 ‘대표성’을 갖고 이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명분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말이다. 아울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의 관리가 의무조항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공명정대한 선거를 위해 중앙선관위의 관리를 받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불평불만도 쏟아졌고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중앙선관위에 의한 위법 행위 조치 건수가 경고 1건, 주의 3건에 그쳤을 만큼 중앙회 역사상 가장 깨끗하게 치러졌다는 평가다. 대기업들을 회원사로 갖고 있는 전경련은 4대그룹이 빠진 상태에서 자기네 선장조차 뽑지 못해 갈팡질팡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당당히 스스로의 ‘수장’을 선출했음을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자부심을 가슴속 깊이 품고 진정한 중소기업인을 위한 단체로 거듭나도록 더욱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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