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중국 주식 투자, 펀드서 직구로 옮겨간다

금융위기때 손실 폭탄 트라우마 원금 회복에 펀드 환매 잇따라

후강퉁 시행으로 매력 커지고 증권사 분석서비스·세제 이득

개인 투자자 직접투자는 늘어


중국 주식 투자가 펀드에서 직구로 이동하고 있다.

7년 전 중국 펀드에 투자했다 손실을 봤던 투자자들은 최근 중국 증시 호황으로 원금을 어느 정도 회복한 후 적극 환매에 나섰다. 지수 오름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어 가입유지 대신 환매를 택한 것이다.


반면 각 증권사가 후강퉁(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 매매를 허용하는 제도) 시행에 발맞춰 고객들에게 중국 주식 분석 및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직접 투자 매력이 커졌다. 지난해 11월17일 후강퉁 정책이 시행된 후 외국인 개인투자자가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후강퉁이 시행됐던 11월17일 이후 이달 4일까지 중국 펀드에서는 7,505억원이 빠져나갔다. 홍콩에 상장된 H주에 투자하는 펀드에서 6,536억원, 중국 본토에 상장된 A주(내국인용)를 편입하는 펀드에서 969억원이 빠져나갔다.


중국 펀드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간 것은 많은 상품이 증시가 고점일 때 설정됐다가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 원금 손실 폭탄을 맞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2009년 이전 설정된 펀드들은 대부분 H주 투자 펀드다. 이후 중국의 정권 교체 이후 경제 성장 기대감, 후강퉁 시행이 중국 지수를 끌어올렸고 과거 펀드에 돈을 넣었던 투자자들이 어느 정도 원금을 회복하자 환매가 대거 발생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펀드는 2007~2008년 중국 증시의 고점에 설정됐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증시의 부진으로 환매를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후강퉁 이후 연초까지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중국 펀드에서의 환매는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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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지난해를 끝으로 해외 펀드 손실 상계(2007년 6월 초부터 2009년 12월 말까지 발생한 손실에 대해 2010년부터 발생한 이익과 상계 처리해 순수익이 났을 때만 소득세를 부과하는 제도)가 종료되면서 중국 펀드에 돈을 넣은 투자자들의 환매를 부추겼다.

반면 중국 주식에 직접 투자한 금액은 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직접 투자한 금액은 11월17일부터 이달 4일까지 328억원이 늘었다. 이 기간 홍콩 주식 투자금액은 321억원, 홍콩을 제외한 중국 주식 투자 금액은 7억원이 늘어났다.

증권사들이 후강퉁 시행 이후 다양한 중국 주식 분석 정보를 제공하고 일선 영업점을 통해 추천 서비스까지 제공하면서 직구 매력이 커졌다. 후강퉁이 시행되면서 개인이 증권사 계좌를 통해 직접 중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지만 막상 현지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점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2월 투자전략센터 내 '차이나데스크'를 신설했다. 차이나데스크는 삼성증권 베이징사무소와 중국 현지 증권사가 분석한 정보를 프라이빗뱅크(PB)에 수시로 제공하고 일선 영업점의 PB들은 이 정보를 고객들과의 상담에 활용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 13일부터는 모바일 앱인 mPOP(엠팝)을 통해 '니하오 후강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매일 오전 모바일 거래시스템을 통해 상하이 증시 시황, 최신 중국 뉴스, 추천종목 10개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유안타증권·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들이 중국 기업 분석 리포트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세제상 펀드 투자보다 주식 직구가 나은 점도 중국 주식 직구가 늘어나는 이유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해외 주식에 투자할 경우 매매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반면 해외 주식을 펀드를 통해 투자할 경우에는 매매차익이 배당소득세로 과세되는 동시에 금융소득종합과세 해당된다"며 "이에 따라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상인 고액자산가들은 당연히 주식 직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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