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중국계 자본에 매각됐던 대우산업개발(옛 대우자동차판매건설 부문)의 매각 적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대우자동차판매의 잔존법인인 대우송도개발이 대우산업개발에 대한 투자자 납입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며 계약 무효를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박상설 대우송도개발 대표는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차례 중국 투자자에게 2차 투자금 150억원의 납입 이행을 요청했지만 4개월이나 이를 미뤘다"며 "계약 불이행에 해당하는 만큼 (계약을 무효화하고) 재매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풍화그룹의 자회사인 신흥산업개발은 지난해 10월 말 채권단 및 서울중앙지법과 대우산업개발(당신 대우자판건설 부문)에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62.47%를 갖는 협약을 체결했었다. 협약 이후 대우산업개발은 신흥산업개발이 1차로 50억원을 납입해 기업회생절차에서 벗어났다. 이어 지난 5월 이후 네 차례에 걸쳐 나머지 150억원을 납입해 증자를 마무리 지은 상태다.
하지만 대우송도개발 측은 150억원 납입이 이행 지연에 따른 계약 해지 통보 후 이뤄진 것이어서 무효라는 입장이다. 또 당초 협약과 달리 지금은 원 투자자가 사라지고 신흥산업개발의 대주주인 이모씨 개인이 조달한 자금에 의해 증자가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우송도개발 측은 특히 대우산업개발의 인수 주체가 불분명한데다 자금의 성격까지 신뢰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투자금의 출처도 명확하지 않은데다 차입매수(LBO) 방식의 인수라는 의혹도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차입매수란 인수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해 금융권으로부터 돈을 빌려 해당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대우송도개발 측은 향후 계약 불이행 등의 이유를 들어 계약 무효 소송을 진행하고 유상증자 150억원에 대해서도 주식발행 무효소송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대우산업개발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매각 계약의 주체는 대우송도개발이 아닌 대우산업개발이며 계약 해지 권리도 대우산업개발에 있다는 것이다. 대우산업개발 관계자는 "신흥산업개발이 취득하는 주식은 대우산업개발의 주식이며 유상증자의 당사자는 대우산업개발과 신흥산업개발"이라며 "당사자가 아닌 대우송도개발이 계약해지를 주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자금 출처 역시 신흥산업개발의 대주주인 이모씨의 개인 자금이 맞지만 이는 중국 정부의 투자승인이 늦어져 대주주 개인이 우선 납입한 자금이라는 설명이다.
대우산업개발 관계자는 "홍콩 HSBC에서 이달 초 최종 납입된 2차 투자금이 중국 내 자금이라는 확인서까지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