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치코트, '걸리쉬 룩' 거리 누빈다

봄날 햇살이 포근해졌지만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기운이 감돈다. 이때 바람을 막아 주면서 멋을 낼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단연 트렌치코트가 꼽힌다. 트렌치코트의 ‘트렌치’(trench)는 ‘참호’라는 뜻으로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군인들이 입던 군복에서 유래됐다. 의류 업체들은 최근 트렌치코트에 대한 수요가 늘자 베이지색, 남색 등 틀에 박힌 색상에서 벗어나 핑크, 그린, 꽃무늬 등의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유행하는 트렌치코트의 경향과 스타일 및 입는 법에 대해 알아본다. ◇ 길이 짧아진 ‘걸리쉬’제품 인기 = 올 봄 여성복 브랜드들이 내놓은 트렌치코트는 귀여운 걸리쉬(Girlish) 룩이 테마를 이루면서 길이가 짧아지고 색상이 밝고 화려해졌다. 유행 컬러로는 그린, 옐로, 핑크이며 꽃무늬 프린트가 들어간 화려하고 로맨틱한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코오롱패션의 여성 캐주얼 ‘쿠아’는 엉덩이를 살짝 덮어줘 귀엽고 발랄한 여성미를 강조한 짧은 트렌치코트를 내놓았다. 6버튼과 여성스러운 V존을 강조한 칼라(깃)로 클래식한 느낌을 강조했다. 디자인 면에서도 세련되고 심플한 스타일이 많으며 더블 버튼 디자인은 단정하면서도 깔끔한 스타일을 연출하기에 적합하다. 여성스러운 실루엣이 돋보이는 벨티드 디자인은 여러 스타일의 연출이 가능해 실용적이다. 소재 측면에서 면 100% 보다 실크와 면 혼방 또는 실크 100% 제품이 각광 받고 있다. 실크소재는 광택감이 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고, 컬러를 한층 밝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또 간절기에 입기 적합한 가벼운 무게도 실크 소재의 장점으로 꼽힌다. ◇ 두벌의 효과를 살리는 법 = 트렌치코트는 셔츠, 블라우스 등 이너 웨어와 카디건, 재킷과 같은 아웃터 웨어를 달리 입어 두벌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외출할 때에는 밝은 꽃무늬 프린트가 들어간 트렌치코트를 입고 실내에서는 재킷이나 원피스를 입어주면 동시에 2가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또 여성들의 경우 단정한 셔츠와 카디건, 정장바지를 입고 트렌치코트를 입으면 출근 복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특히 트렌치코트의 V존에 셔츠가 보이기 때문에 트렌치코트의 컬러와 같은 색상이 들어간 스트라이프(줄 무늬) 셔츠를 선택하면 더욱 이지적이고 세련되게 보인다. 플라워 프린트 트렌치코트를 입을 경우 안에 화려하고 채도는 높되 모양이 없는 솔리드 아이템을 선택하는 게 좋다. 또 너무 튀는 스타일이 부담스러울 때는 네이비 또는 베이지 컬러의 트렌치코트에 이너 웨어는 밟은 원피스나 스커트를 매치해 입는 것도 좋다. 모자와 스카프 등의 소품을 활용하면 간절기의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잘 맞는 옷차림이 된다. 신원 베쓰띠벨리의 박성희 실장은 “3~4월에는 아침과 저녁 일교차가 심해 보온성과 패션성이 높은 트렌치코트가 유용한 패션 아이템”이라며 “재킷, 니트, 카디건 등을 활용하면 좀더 멋진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실크소재 제품은 다림질에 유의 = 트렌치코트는 면 코팅의 소재 특성상 오염물이 묻었을 때 거칠게 비비면 그 부분만 하얗게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함부로 비비는 것보다 오염물을 물수건 등으로 가볍게 닦아낸 뒤 세탁한다. 또 버클은 대부분 가죽을 압축한 것이 많으므로 반드시 은박지와 비닐을 씌운 상태로 드라이크리닝 해야 한다. 실크 소재의 트렌치코트의 경우 소매 끝이 닳는 것에도 주의해야 한다. 실크소재는 다림질 시 다소 열에 약한 특성이 있어 다림질할 부위 위에 원단을 대고 다려야 하며, 옷이 구겨질 경우 목욕탕과 같이 습기가 많은 곳에 걸어 하루 정도 두면 쉽게 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