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계 기업 10곳 가운데 7곳은 “하반기에 한국에 투자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10일 외국계 기업 845개사를 대상으로 한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31.1%만 올 하반기에 투자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외국계 기업이 이처럼 기업활동의 핵심인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불투명한 국내외 투자환경이 결정적인 원인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외국계 기업들의 58.9%는 “하반기 국내외 투자환경이 더 열악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열악한 투자환경에 대해서도 34.5%는 ‘환율 및 금리불안 지속’을, 31.6%는 ‘국내 경기둔화’를 꼽았으며 ‘물가불안 지속’을 이유로 든 곳도 29.9%에 달해 환율ㆍ금리ㆍ물가 등 거시경제 변수의 불안정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인센티브 제도, 행정규제 완화 등 투자환경에 대해서도 외국계 기업들은 싱가포르 3.6점(5점 만점), 홍콩 3.51점, 미국 3.46점을 부여한 반면 한국에 대해선 2.89점으로 혹평을 했다.
투자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정책과제로 ‘인허가 행정규제 완화(28.4%)’, ‘조세감면 확대(27.3%)’순이었으며 ‘정책일관성 유지(19.5%)’, ‘물류인프라 개선(10.4%)’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는 “대내외적 경제상황 악화가 외국계 기업이 투자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근본 요인이지만 우리나라의 투자환경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행정규제 완화와 조세감면 등 과감한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제 투자환경에 대해서도 ‘열악해질 것’이라는 응답이 56.7%로 ‘좋아질 것(9.4%)’의 6배에 달했다. 국제 투자환경 악화 이유에 대해서는 3분의2가 ‘유가 및 원자재가 급등 지속(66.4%)’을 꼽았다. ‘국제 금융시장 불안정 지속’이라는 응답은 23.9%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