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인터넷 뿐만 아니라 신문 지면에 오바마와 관련된 신조어가 쏟아지고 있다. 또 세계 각국 정부가 경쟁적으로 그의 방문을 요청하는가 하면 현 부시 행정부와 적대적이었던 중동 강경 국가들도 구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9일 외신에 따르면 인터넷 웹사이트와 개인 블로그에는 '오바마토피아'(obamatopiaㆍ오바마가 열어갈 미래. 오바마와 'utopia'를 합성한 것), '오바마포리아'(obamaphoriaㆍ오바마의 당선으로 느낀 환희. 오바마의 이름과 도취감을 의미하는 'euphoria'를 합성한 것), '오바마노스'(obamanosㆍ오바마와 함께 앞으로 나가자는 뜻. 우리 함께 가자는 뜻의 스페인어 '바모노스(vamon os)'를 활용), '오바마루야'(obamalujahㆍ오바마의 팬들이 외치는 감탄사. '할렐루야'를 차용) 등의 신조어들이 넘치고 있다. 이에 앞서 온라인 미국 속어 사전인 어번 딕셔너리에는'오바마 베이비'라는 신조어가 이미 올라왔다. 이 사전은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생긴 아이 혹은 오바마와 관련해 태어난 아기를'오바마 베이비'라고 정의했다. 오바마를 초청하려는 각국의 경쟁도 뜨겁다. 오바마를 자국으로 끌어들여 현안을 논의하자는 것으로 변화를 기치로 내건 그에 대한 높은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스-게르트 푀터링 유럽의회 의장은 지난 5일 오바마 당선인 앞으로 보낸 축하서한에서 유럽의회를 방문해 연설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내년 4월 개최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직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 본회의장을 방문, 연설 해달라는 주문이었다. 체코도 오바마 당선인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알렉산드르 본드라 체코 부총리는 8일 체코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 취임 직후 이사회 순회 의장국(내년 1월1일부터 6개월간) 자격으로 오바마를 프라하에 초청, 미-EU 정상회의를 갖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페루 정부 역시 오는 22~23일 리마에서 개최되는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오바마 당선인이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중동의 강경 국가와 무장 정파들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에게 앞다퉈 구애의 손짓을 보냈다. 이스라엘의 암살공격을 피해 시리아에서 망명 활동 중인 하마스 최고지도자 칼리드 마샤알은 8일 영국의 스카이뉴스 TV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마샤알은 "우리는 2006년 팔레스타인 자치의회 선거에서 다수를 차지한 정파이다. 하마스가 누군가에게 위해를 주는 그룹이라고 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면서 미국이 하마스를 대화 상대로 인정해줄 것을 촉구했다. 2006년 이스라엘과 전쟁을 치른 헤즈볼라도 오바마의 당선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헤즈볼라의 국제관계 책임자 나와프 무사위는 오바마의 승리를 환영하면서 "미국의 정책에 변화가 분명하게 올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악의축'으로 규정한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오바마에게 보낸 축전에서 중동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향한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시리아 관영 신문인 티쉬린은 8일자 사설에서 "미국이 중동에서 정직한 중재자 역할을 해주는 게 아랍인들에게 중요하다"며 오바마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